시 글

소프라노의 눈치

마음의행로 2024. 1. 12. 16:51

입술을 오므리는 건
공기를 끌어내기 위한 혀의 작전
바람은 파란 파동이 되어 담을 턴다
노래는 주변 소리들을 삭힌 특별한 친서
애써 닿으려는 팔은 담장 건너 긴 머리
노래에 약한가 봐
그녀는 파랑에 꼬리표를 달고선 묻고 답한다
추파일까, 간절일까
늦지 않는 끌림은 답이 먼저였다
검정 머리 찰랑 기름기 흐른 눈망울
진달래 물이 도는 낯빛
콧김만 왜 탱탱한지 오늘따라
우글대는 속내를 깨물게 하고 있다
꺼내야 할 입술이 숨어버릴 때쯤
눈치는 눈이었다 날 때부터 지닌 촉
어서 말해 지금이야
강을 건너는 소프라노의 촉촉한 윤기
엉겼던 걸음 사뿐, 흔들바람은 산들
어깨는 푸드덕, 키가 날고 있다
어느 가수의 '휘파람을 부세요'를 들은 적이 있다
수천의 자양분이 든 우림의 숲은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처럼 쿵쾅 두근
친서와 끌림은 음표와 가사, 어깨동무는 관현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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