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길 없는 길

마음의행로 2023. 12. 8. 01:05


산책을 하다가 침을 맞았어요
따끔할 거예요
자국이 자꾸 흐렸다
그럴 땐 도서관을 들락였다
핸드폰 속에 꽂아 들고 다니기도 했다
누구는 빗물에 쓸려가는 낙엽에 가 보라 했고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가 돼라 했다
세상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는 복사판이라서
정착지를 얻지 못했다
정말 침을 맞았다
걸을 수가 있었다 바늘이 시를 찔렀다
그는 말했다
길은 당신이 가지고 있어요
도움말은 비슷비슷했고
맞는 말일수록 애매했다
차라리 '죽어 그러면 살 거야'를 듣고 싶었다
셧터를 누르세요
이렇게
공중을 날으는 바람이 소리로 보일 때까지
외침하나 잡고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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