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시간의 뿌리

마음의행로 2020. 7. 5. 00:12

금년도 벌씨 반 년을 보내었다
그리고 4 일이 지나가고 있다
올해 처럼 먹고 사는 일에 전념했던 해가
있었을까
한끼는 외식으로 채웠던 가정이
세끼를 종일 채워야 하는 일에 올인이다
한끼라도 건너 뛰면 아니된다는 공식이
있어 거를 수가 없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세상을
혁명과도 같이 바꾸고 있다
뭘 하고 살고 있는지 물어 본다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허접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푸시킨이 한 말이 생각난다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그 말이 얼마나 와 닿는지 모른다
세상 모두가 그리하고 있다
속이는 것만 같다
시간은 해의 절반을 보내고
이 세상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고 있다
추호의 미련도 걱정도 슬퍼함도
추억 한 털 끝도 남기지 않고
떠나 간다
영화를 보고 나면 잔영이라도 남는데
이 큰 세상을 놔 두고 떠나니 말이다
공수래 공수거 라는 말도
내 시간 속에 있다며 말 마란다
시간은 사사건건 우리 일에 관여를 했다
그가 없이 이루어지는 일이란
한 가지도 없다
그에게 모든 일정을 맞추어야 한다
내 시간에 거해야, 아니 가두어져야
너희는 살아 있는 것이라고 한다
나를 떠나서는 사는게 아니다 라고
시간은 주문을 해 놓았다
나와 함께 하지 않으면 죽음이라고
내 밖을 벗어 날 수 없다고
그리고는 그는 그냥 떠나가 버린다
팽이 채 처럼 팽이를 쳐 돌게 하고
가면 그만이다
지구도 돌고 달도 돌고 태양계도 돌고 있다
태양계도 거대한 시간 채를 맞고
계속해서 돌고 있다
다음 또 다음 시간 채에게 계속해서
맞지 않으면 스톱이요 바로 죽음이다
팽이 처럼 말이다
어쩌면 시간이란 우주가 늙어가게 되는
DNA 인지도 모른다
시간 안에 계속 있을 수 있다면 영생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같은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를 성숙하게도 슬프게도 즐겁게도
한다
우리는 그 안에 뿌리를 박혀야 한다
밖으로 나가면 절대 안 된단다
그럼에도 벗어나야만 하는 이율 배반이다
우리는 다른 시간 안에 살고
다른 시간 밖에서 죽는다
같은 시간은 절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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