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나이 합이 스물 넷인 가족

마음의행로 2019. 10. 20. 09:15

 

언젠가 가슴 먹먹한 광경이

지금도 생각하면 저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초등학교도 아니 다니는 딸애가

아버지 한테 쫒아가 매달리고

어머니 한테 쫒아가

매달리며

점점 멀어져 가는 부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아빠 가지마, 엄마 가지마 하며

울며 손을 끌어 당기던 모습이다

끝내 아이는 엄마쪽으로 갔다

이혼을 하는 부부의 마지막 장면이다

딸애 가족이 집으로 왔다

회사 끝나고 손자 데리러 온 것이다

저녁도 먹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아빠를 그리도 좋아하는 손자에게

사위가 하는 말

욱아 엄마는 할머니 집에서 자라하고

우리 둘 만 집에갈까

그러면 초코릿도 주고 아빠가 재미있게

놀아 줄께 응

손자가 아버지 말을 조심 스럽게

듣고 있다가 어머니 쪽으로 가더니

엄마 같이가

다시 사위가 손자한테

그럼 엄마랑 둘이서 집에가

아빠는 할머니 집에서 자고

갈테니까

이졔는 아빠 쪽으로 오더니

아빠 같이가 하며 아빠를 당긴다

옆에서 보고 있던 내

이혼 부부 장면이 떠 올라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손자는 눈물을 터뜨렸고

장난은 거기서 멈췄다

부부가 골려먹는 재미로 손자의

애를 태웠던 것이다

여덟살이 된 손자의 머리는 생각함이나

표현이 상상을 넘어서게 성장했다

말도 어른스러워졌다

그런데 말 잘 안 듣고 할 때

손자와 싸움하는 걸 보면서

한심스러울 때가 종종있다

애미가 꼭 초등학교 수준처럼

손자와 말티툼을 한다

바라보는 우리 부부가 언제 속이들까

라며

에이구 하는 것 좀 봐라

그러면서 아내가 이리 말한다

가족 나이가 24살이로구먼

8살 짜리와 싸움을 하니

세 식구 나이 합이

8×3 하니 24살이지

말 안듣는 나이도 꽤 넘어섰고

자존감과 고집이 알아가는 지식 만큼

커졌다

뭐를 시키면

알았어어

반말 비슷하게 말을 풀어 놓는다

다들 커가는 과정으로

ㅎㅁ ㅎㅂ는 즐겁고 재미있고 흥미있고

보람있고 행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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