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도의 오우가 중에 맨 나중 친구가 있다
'동산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시 맨 끝에 적은 달이
아마 그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가 아니었을까
태양과 비교해
달은 어머니 같고 여성 같은 존재가 아니랴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태양 빛을 받아
자신을 드러내는 오묘함
그 중에서도 반달이 나는 좋은 친구다
그에게는
앞으로 승격도 할 수 있고
사업도 번창하며
대학도 들어가고
체력도 왕성하여
그의 가슴에 희망을 가득 안고
보름달을 향해 꿈을 키워나갈 것이다
그에게는 모든게 감사 감사하는 환경으로
저절로 감사에 기도를 할 것이다
한편으로
그는
직장도 떠나고
사업도 쇠퇴하며
대학에도 떨어지고
체력도 빈약하고 말라 병들어가도
그는 겸손하게 감사를 할 줄 아는 그믐 달이 될 것이다
즐거울 때만이 아니요 어려울 때에도
반쪽 아닌 온쪽 감사를 하는
반달을 닮고 되고 싶어
오늘도
물끄럼히 저 하늘 반달을 처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