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매 다 잘 키워 내시고
빈 집같이 가벼운 몸
아우님 잘 계신가고 전화 넣었다네
벌써 삼 월 중순이나 넘었으니....
세월 빠르다고 숨섞인 목소리
언니 그래
나도 잘 있어
목소리가 크다
힘 내라고 용기 내라는 목소리 톤이다
조근 조근 목소리가 바뀐다
한참을 귀에 댄 전화기가 내려 진다
구 학년 되셨으니
세월도 무서우실테시고 외로움도 크실테고
제가 꼭 한 번 엎어드리겠다고 해도
끝내 사양하신다
어머님 보다 세살 아래니
늘 어머님 같으시다
퇴직 3 년 남겼을 때
조끼를 사서 보내오셨다
다른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색이었다
얼마나 나에게 잘 받는지
옷 고르시는 감각은
한복 지으시던 나의 두째 이모님도
못 따를 수준이셨다
막내 동생의 남자는
저 나무를 보니
기지 빈 사이 많으셔도 고상하시고
품위 지키시며
푸른 하늘에 비켜도
인자하심 가득하신 큰 처형
가슴도 머리도 바람이 지나디니듯 숭숭 뚫렸을
생각에
사진 한 장 꾸욱 눌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