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세월 가는 전화

마음의행로 2018. 3. 17. 05:10

 

오남매 다 잘 키워 내시고

빈 집같이 가벼운 몸

아우님 잘 계신가고 전화 넣었다네

벌써 삼 월 중순이나 넘었으니....

세월 빠르다고 숨섞인 목소리

언니 그래

나도 잘 있어

목소리가 크다

힘 내라고 용기 내라는 목소리 톤이다

조근 조근 목소리가 바뀐다

한참을 귀에 댄 전화기가 내려 진다

구 학년 되셨으니

세월도 무서우실테시고 외로움도 크실테고

제가 꼭 한 번 엎어드리겠다고 해도

끝내 사양하신다

어머님 보다 세살 아래니

늘 어머님 같으시다

퇴직 3 년 남겼을 때

조끼를 사서 보내오셨다

다른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색이었다

얼마나 나에게 잘 받는지

옷 고르시는 감각은

한복 지으시던 나의 두째 이모님도

못 따를 수준이셨다

막내 동생의 남자는

저 나무를 보니

기지 빈 사이 많으셔도 고상하시고

품위 지키시며

푸른 하늘에 비켜도

인자하심 가득하신 큰 처형

가슴도 머리도 바람이 지나디니듯 숭숭 뚫렸을

생각에

사진 한 장 꾸욱 눌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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