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연꽃

마음의행로 2017. 8. 29. 10:10

 

꽃잎이 열리기 전

당신은

두 손을 곱게 모으시고

한 없는 자비를 은은히 보여주셨습니다

꽃잎 열때 쯤이면

해맑은 해탈의 얼굴이 되어

자유함을 환히 보여 주셨습니다

마지막 남은 씨방은

열반에 드셔 진신사리가 된 몸을

고이 보여 주셨습니다

추운 겨울이면

바짝 마른 잎과 꺾인 가지로

알기 힘든 상형 문자를 만들어

연못에 하늘의 언어로

살아오신 글을 써 놓으셨지요

당신은

한 세상 왔다가 가는 삶을

그렇게 그려주고 가셨습니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자국  (0) 2017.11.09
벚꽃잎  (0) 2017.10.31
바다여  (0) 2017.08.23
소낙비 맛  (0) 2017.07.29
새 날  (0) 2017.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