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망각 속에

마음의행로 2017. 3. 15. 15:21

 

배가 살살 아플 때처럼

견디어 내기 만만치 않을 때가 드물다

무릎이 아플 때 처럼

짜증나는 적이 없다

커튼을 뒤집어 걸어도

그리 신경 쓰일 일은 아니다

사발을 깨뜨렸다

발이 찢기고 상처에 피가

묻어 나와도 이 삼일이면 잊는다

끼어든 차가 양차선에

걸쳐 있어도 양보의 미로 바라 본다

예금 한도액 잘못으로

원금 회수가 어려워도

주식 가격 폭락으로

절반이 날아가도

공돈이었던 것처럼 잊어 낸다

무례로 친구를 실망시켰다 해도

용서를 구하여 화해를 얻어 낼 것이다

내 실수나 잘못을 깨달았을 때처럼

속상한 적은 드물다

이 세상살이 퍽도 어렵다

아프고

신경 쓰이고

잊어야 하고 포기도 해야 한다

용서를 구해야 할 때도 있고

속상해 잠못 이룰 때도 많다

오해 받을 때도 있었을 것이요

미워하거나 받은 일도 있었다

어렵고 두려운 일도 있었고

기쁘고 기분 좋은 날도 참 많았다

세월은 시냇물처럼 흐르면서 쌋고 씻어 내어 주었다

퍽이나 어러운 일 하나 있다

쓰고 써도 채택 되지 못하는 글처럼

이래도 저래도 망각되어지지 않는 것

부모라는 인연의 끈질김이련가

남겨 주고 간다 해도

눈을 감는 날까지도 떨쳐내어지지 않을

짐으로 숙제로 남을

마흔 훌쩍 넘은

딸녀석

홀로 살게 둬야할 일이다

세상 넓고 길게 보라고

시야에 성냥불로 밝혀도

도로 꺼지는 등불처럼

참고 참아주고 바라보아야할

안쓰러운 일

그래도 이게 우리 복

하나

남기게 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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