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별을 이야기 하다

마음의행로 2017. 2. 22. 03:10

 

할아버지 짜증내지 마

운전석 오른쪽에 앉아 세상을 배우는 꽃

그럴듯한 폼 균형잡힌 언행

세상은 나를 그리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거죽은 이것 저것 바르고 둘르고 감고 쓰고

코디 말씀따라 이 구색 저 구색

그러나 영락없는 속물임에 다름이 없었다

이건 뭐야 이건 뭐야

자동차 종류 건물 나무 차 가로등 신호등

빨간 불과 정지 파란 불과 진행

위와 아래 큰 것과 작은 것 오른쪽과 왼쪽

자동차 안의 수 많은 기능들

하늘의 해와 달 별 구름 꽃과 나무 이름들

119 불자동차 앰블런스 등에서 나오는 소리

공원의 위치 수우퍼 장난감의 기능 핸드폰 조작

TV 프로그램 주방용품 이름들 할비 방귀 소리까지

셀 수없이 많은 그의 눈 앞에 비친 세상

우린 수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

묻는 말에 답해 줘야하는 할비 할미

꽃 앞에 서 있는 우리는 알몸

헛 거죽은 없어야 한다

그 맑은 세상 안에 아니 꽃 앞에

우리는 정직하고 바른 답을해야 한다

이건 할아버지도 이름을 모르니 다음에

꼭 알려 줄께

급히 끼어든 앞 차에게 저저 저 놈 봐라

나는 말 한마디에 부끄럽고 못난 할비가 되었다

할비 기침 소리 하나에 엉엉 우는 그 앞에

어느날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다른 할아버지는 운전도 안하시잖아

욱이 할아버지는 건강해서 운전도 하잖아

그리고 욱이가 더 커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더 큰 대~학교 다니고

결혼할 때까지도 건강하게 오래 살아 있을거야

알았지?

응!!

피곤해서인지 입안이 많이 헐었다

일 주일째 방에서 놀았으니 참 힘도 들었을거다

죽으로 약으로

병원을 찾았다

거의 다 나아 갑니다

항생제 없이 3 일 분만 먹으면 되겠네요

약국에 들렸다

할머니는 같이 안 오셨니?

약사의 말에 귀가 번쩍 생각이 쏟아졌다

할머니 집에 가고 싶어 할머니 보고 싶어

으응 지금은 안돼 약 먹고 나으면 같이 가자

지금 갈꺼야 아니야 지금은 안 되잖아

지금 갈꺼야 지금 갈꺼야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 입은 쭈삣 욱실거린다

매 주 두번씩 할머니 집에서 종일 놀고 가던 일이

생각나니 놀고 싶고 보고 싶고 절절한 생각이

울음이 되었다

우리 할머니는 행복해 했다

그 말 듣고 아니할 사람 있으랴

종일 입에 미소가 환하시다

꽃이 던진 멧시지는

늘 참신하고 따끔하다

우린

꽃 앞에서는

늘 별을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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