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개망초

마음의행로 2016. 6. 7. 20:19

 

 

 

 

 

 

 

밤꽃이 필 때면 개망초 꽃이 한창이 된다

개망초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면

여름이 다가왔다는 신호이다

국화꽃과에 속하는 꽃으로 들이나 벌판

길가에 너무 많이 피다보니 관심을 잘 두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참 예쁜 꽃입니다

하얀 가느다란 꽃잎이 노란 씨방을 삥 둘러 싸고

있어 세밀한 시계 톱니바퀴 같이 보이기도 하고

순수하기는 백합 못잖고 들판에 번져 있으면

메밀꽃처럼 부셔진듯 뿌려진듯 기다랗고 가느다란

가지 가지에 작은 꽃들이여...

꽃 가운데 있는 수술은 콩가루 입힌 동그랗고 예쁘게

만든 인절미를 올려 놓은듯 곱고 예쁘시다

16세 소녀처럼 순수하고 깨끗하여서

눈이 깨끗하여지는 느낌이 들고

바람에 흔들거려서 코스모스 처럼

사랑을 받는다

4월경에 잎이 나오면 연한 잎파리를 따서

살짝 데쳐서 양념으로 묻혀내면 가볍게 먹을 수가 있다

약도 되고 나물도 되고 꽃이 되어 주기도 하니

사랑을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사람들이 마구 밟고 다니고 뜯어내고 했지만

개망초 만큼 생명력이 강한 식물도 보기 드물다

꽃을 피우기 직전, 순식간에 그 키가 자라서

30에서 1m가까이 쑥 자란다

꽃도 오래 동안 피어 초 여름에서부터 한 여름의

들판이나 산야 구석 구석을 하얗게 수 놓는다

그냥 망초라고 하지 꽃 이름에다 왜 하필 개자를

앞에 붙여 놓았습니까?

꽃이 무슨 죄가 있다고 ㅠㅠ

꺾어다가 화병에 담으면 담백한 집안 분위기를

가볍게 up 시켜 주는 효과를 얻게도 합니다

가슴에 시름이 많으십니까?

생각이 복잡하세요?

어서 나서세요 그녀 앞으로 나오세요

세상 함께 살아야할 이유를 알게 하여 줄 겁니다

함께 할 때 사이 좋고 보기 좋고,

약한 몸으로

세상을 가득 채우는 지혜도 알려 줄겁니다

그들 사이를 보세요

들리지 않는 노래가 가지와 꽃들 사이에 일어 나지요

흔들리는 몸매에서 검소함과 착함과 순수함을,

게다가 시를 잉태하여 줄겁니다

다른 예쁜 꽃들 다 피고 지고 난 다음

그 빈 공간과 시간에 여지없이 나타나

당신의 메마른 가슴을 살갑게 해 줄 겁니다

들판의 물결 들판의 노래 들판의 시들

들판의 함성을

꼭 나가서 함께 맞아 보시기 바랍니다

개망초의 세상을 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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