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왕이 살던 터 풍납성의 봄

마음의행로 2016. 2. 9. 18:05

 

서 남쪽 끝 홍도에서 회리 바람은

바다 깊은 속 봄 가슴을 울렁거려 놓고

하늘에 긴 바람 구름 꼬리 매어 달아

달음질쳐 인천 상륙 작전을 펼치고 임진강을 돌아

한강을 끼고 마포나루에 잠간 쉬었다가

흑석동 산 허리를 끼고 돌바람이 되어

곧장 내어 달리다 남산 아래 한남동을 한바퀴

냇다 질러 곧짱 동으로 쫒아 올라가니

그 바람 다 맞으며 바람의 나라 백제를 일으킨 온조는

토성을 쌓고 나라를 이곳에 건설했다

앞을 보면 한강이 흐르고

바로 넘어 아차산에는 고구려 군사가

내려다 보고 있는 풍납 토성은 바람의 땅이

되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이곳에 서해의 바람을 몽땅 다 바친다는 이곳

왕이 살던 터

풍납성의 봄은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벌써 매화 꽃 맺음은 붉은 색조를 띠었고

산수유 나무 꽃 노란 움 언저리에는 흰거미줄 같은

표실 벗겨짐이 폴폴 벗어 나오고 있습니다

오리목 나무 꽃이 될 짧은 빼빼로 닮은 꽃대가

벌써 색조를 띠기 시작을 합니다

봄이 섞인 바람

흔들거리는 나무가지들

성내천의 얼음 녹인 물은 짜잘거려 흐르고

올림픽 공원 걷기 운동하는 사람들 얼굴 언저리엔

겨우내내 입었던 얼음장 낯빛을 벗어내고

가벼운 봄 바람이 일어 납니다

언덕에 이는 바람은 곧 쑥의 새싹과

꽃들을 불러 올 것입니다

산수유 매화 개나리 오랑케 꽃 민들레 꽃 목련 벚꽃들을

꽃 동네 바람동네

왕이 살던 터 풍낭성의 봄은

이렇게 지금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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