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바람의 언덕
조그마한 항구에서 그물을 깁는 인부
스리랑카의 아름다운 자연이
꿈처럼 그리운 시간
종일 혼자 앉아 길 바닥 죽 늘어진 그물
구멍난 곳 큰 코바늘로 꿰고
콘테이너 방 구석에 둔 국 밥그릇 씻어서
매마른 만리 이국 땅
서러운 한 끼
왜 태어난 곳 떠나
길도 말도 모르는
섬 귀퉁이 한 쪽을 차지하고
설움 고생 고통 고독
모진 생을
길게는 5년 짧게는 3년
노예 계약서
그래도 띄우고 픈
조그만 한 척의 내 배는
스리랑카 푸른 바다에
가득 실은 만선의 꿈을 꾼다
어머니 아버지 아내와 자식
가난 굶주림 벗어나려
낮엔
시멘트 달구는 땡볕 뒤집어 쓰고
밤엔
북극성 별 아래
향수의 닻 내리네
섬인지 육지 끝인지
거제의 하늘에 뜬 구름
마른 조기 한 마리 바라보고
밥 숟갈 뜬다네
바늘 퀴 일 억 번이면
스리랑카 스리랑카
파도 많고 숲 깊은 땅
내 고향
작은 배 한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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