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배 한 척의 꿈

마음의행로 2016. 3. 20. 04:52

거제 바람의 언덕

조그마한 항구에서 그물을 깁는 인부

스리랑카의 아름다운 자연이

꿈처럼 그리운 시간

종일 혼자 앉아 길 바닥 죽 늘어진 그물

구멍난 곳 큰 코바늘로 꿰고

콘테이너 방 구석에 둔 국 밥그릇 씻어서

매마른 만리 이국 땅

서러운 한 끼

왜 태어난 곳 떠나

길도 말도 모르는

섬 귀퉁이 한 쪽을 차지하고

설움 고생 고통 고독

모진 생을

길게는 5년 짧게는 3년

노예 계약서

그래도 띄우고 픈

조그만 한 척의 내 배는

스리랑카 푸른 바다에

가득 실은 만선의 꿈을 꾼다

어머니 아버지 아내와 자식

가난 굶주림 벗어나려

낮엔

시멘트 달구는 땡볕 뒤집어 쓰고

밤엔

북극성 별 아래

향수의 닻 내리네

섬인지 육지 끝인지

거제의 하늘에 뜬 구름

마른 조기 한 마리 바라보고

밥 숟갈 뜬다네

바늘 퀴 일 억 번이면

스리랑카 스리랑카

파도 많고 숲 깊은 땅

내 고향

작은 배 한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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