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기도가 들어 있는 떡국세미

마음의행로 2016. 2. 9. 12:07

지역 축산물 판매장에서 소고기, 무릎뼈, 잡뼈를

구정에 쓰려고 마을 몇 분과 함께 샀다

마당 발이라시는 가윤 할머님이 자기가 잘 아는

곳에서 사자고 하여 여럿이서 주문을 했다

이 마을에서 말 잘 하시기로 유명하신 할머님이시다

누구도 말로는 이길 수 없으시단다

모르는 것이 없이 팔방 미인이시랄까

감히 누구도 따라 붙지 못하다는데

더 유명한 바는 깜짝 놀랄 일인데

쉿! 조용히 .... 한글을 아시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마을에서 십 여년 동안 설날이면 사는

떡가래가 있다 지금은 다 썰어 놓은 것이다

천주교에서 교인들이 직접 쌀을 가져다가

씻고 빻아 만든 것으로 마을의 인기 상품이 되었다

사전에 주문을 하여 꽤 많은 량을 해서 만든다

량도 많이 줄 뿐아니라 품질도 좋은 편이다

이걸로 불우 이웃돕기 성금으로 한다니 고마운 일이다

양지살을 푸욱 삶아서 건져 내고 찢어서 소금 살짝 넣고

구운 깨 넣고 참기름 살짝 넣고 후추가루를 넣고

버무려 놓는다

무릎뼈 잡뼈를 푹 고아서 만든 뼈국물을 만든다

처음 고은 국물을 식히면 위에 기름이 두텁게 뜨는데

이것을 떠내어 버려야 국물이 담백하고 고소하다

떡가래를 가볍게 씻어 한 30분 정도 물에 담근다

계란을 삶아서 잘게 썰어 놓고

김을 구워서 부셔도 좋고 가위로 작은 사이즈로

잘라서 놓아도 좋다

뼈국물을 끓이고 여기에다 양지살 삶아 놓은 것을

다시 적당량을 넣고 끓인다

여기에 후추가루를 조금 넣어 소고기 냄새를

줄인다 팔팔 끓은 국물에 떡국을 넣고 10분 이내로

끓이면 완성 단계이다

떡국을 그릇에 담고 여기에 양지살 찢어

버무려 놓은 것과

계란 잘게 썰어 놓은 것 김 잘라 놓은 것을

고명으로 올려 놓으면 떡국은 완성이다

떡가래를 썰어 놓은 것을 옛날에는 떡국세미라고

했다

아마도 떡가래를 잘게 썰어 놓은 것이라는 뜻인듯 하다

천주교인들이 이 떡국세미를 파시면서 그러셨다

이 떡가래는 기도가 들어 있답니다

가윤 할머님 올해도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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