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나를 생각해 본다

마음의행로 2015. 10. 21. 21:25

손자와 함께 공원을 찾았다

한 구석에서 거울을 함께 보면서

손자더러 누구야? 하고 물으니

오른손으로 자기 가슴을 댄다

말이 필요가 없었다

4살 아이의 자기는 가슴에 있었다

인생을 자기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한다

내가 여기 있는데 어디로 찾으러 간다는 말인가?

오고 가는데를 모르는게 인생인데

자기를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가을이다

나무 잎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팔랑거리며 숨을 쉬어주고

햇빛받아 영양을 공급해 주고

바람과 빗방울의 친구가 되어

소리와 시를 만들어 내고

그림자를 만들어 쉬게 해주던 잎파리들이었다

낙엽은 나를 생각하게 한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아뭏던 나를 보려하고 만져 보려 한다

찾아 보려고 한다

닮은 무엇이 있다면,

비슷한 것이라도 있다면

등불을 켜서라도 찾아 나설 것이다

나는 눈으로도 코로도 입으로도 귀로도

머리로도 감각으로도 느낄 수 없고

냄새도 소리도 빛도 나지 않는

나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나는 떠 돈다

순식간에 지구 끝 아니 우주 끝까지도

왕복하는 나이다

날개를 달은 것도 아니다

시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아니하는 나

즐겁고 슬프고 재미있고

아싑고 만족하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놈

하나가 아니요 수만 수 십억 개의 내가 있다

거짓으로 진실로도 나타나고

아무도. 모르게 장난을 즐기가도 한다

악하기도 선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슬프고 즐겁기도 한다

나는 시를 읊기도하고 글을 쓰기도 한다

노래를 부르고 울기도 한다

가끔 아파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한다

이처럼 나는 잘 변하고 불안정한 존재이다

이 세상을 다 품어 가질것 같아

희망에 들뜨다가도

너무 미미한 존재로 느껴져 절망을 통해

겸손을 배우게 되기도 한다

이런 저런 나의 모습을 들추어 보는 가운데

나의 근원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가을이 되니 허전한 가운데서 길을 묻는다

데카르트가 그랬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고

그러하다

나의 존재는 바로 생각에서 출발한다

생각들이 바로 나의 시작이다

생각의 수 만큼 이나 나의 수는 많아진다

생각을 다 모으면 이것이 바로

집대성된 복잡하고도 다양한 나 가 된다

손자는 가슴에 자기가 있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아마 가장 근접한 자기란 꾸밈이 없고

색갈이 칠해지지 않는 진실하다고 할까

순수하다고 할까

그런 자기는

머리가 아닌 가슴에

자신을 저장을 하는지 모른다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바로 나는 생각이 모여 이루어진

그 어떤 것이다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는지

가만히 들여다 보면 나의 대한 답은 나온다

어떤 모습의 나인지 살펴 각성을

늘 가질 필요가 있다

생각하는 계절 시월에

수 많은 생각의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나무만 달랑 남은 단순하고 밋밋한 모습의 나

머리가 아닌 가슴에 들어 있는 본연의 나를

한 번 찾아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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