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7

걸망

대문 나설 때 마당발 어머니는 자식을 다시 낳았다 세상이 둘셋 있다는 걸 알았을 무렵 접히지 않았던 옷고름 샘 물가를 적시었다는데 발걸음 한 번 뒤돌림 없이 막대 걸망은 막대 걸망이 되리라고 막아선 번뇌가 벽이라서 숲의 눈 개수만큼 이어서 바람 깎는 보리 석탑을 돌고 땡볕 말리우는 말들은 경전을 깨고 나온 풍경 소리되었다는 천둥은 더 많은 가지를 첬었다네 어디서 무엇부터 끊고 베어야 하는지 순번 없는 죽음처럼 사람이 바로 산다는 게 죽어 제사상에 울린 절 받는 한 마리 북어가 된다는 걸 알았더라면 색이고 공이고 삶과 죽음 사이 무의 한나절이야 여기 마당입니다 스님 불 들어갑니다 어떤 세상 걸망에 넣고 다시 가시는지요

시 글 2023.02.08

속세

범어사 해 질 녘 범종소리가 주변 온갖 만물상 속 자기를 깨우고 법 마당 3층석탑 법의를 두르고 별 길을 찾아가나 산새들 나뭇가지에 밤을 심었다네 스님들 동안거 숨 들었을 때 손에 잡힌 경전이 자라던 키가 겨우 잠에 듭니다 범종이 알린 메아리를 이데아라 하고 맥놀림을 그림자라 한 스님이 그리했다 하오 그 많던 자아는 어디로 물러 가고 작은 스님 신었던 고무신 법당 문 앞에 눈 감고 앉아 있습니다 법 일로 사는 배고픈 하루 스님의 호흡은 배꼽을 돌아나와 해 맑은 얼굴 우주 한 켠을 헤아릴 탑이 되었다가 새가 되었습니다 평생 주저 앉은 석탑의 침묵으로 흔들리지 않으려나 처마 끝 번뇌를 깨우려는 듯 땅그랑 깨어지는 풍경소리에 잠을 깨어 텅빈 공간이 들어오는 것을 봅니다 웅어웅어~ 범종이 알리는 새벽 예불 소리..

시 글 2023.01.11

어느 스님께서

어느 스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난다. 결혼을 하면서 신랑은 신부에게 신부는 신랑에게 조건을 모두 보아 두었다가 더 많이 받을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결혼을 하니 조금만 지나면 못살겠다고 하고, 이혼하고 한다는 것이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면 절대 그런 이야기나 행동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를 낳고 3년은 어린애를 위해서 살란다. 절대 떨어지지 말고 싸움하지 말고 어린애만 위해서 살란다. 그리고 3살이 넘으면 그 때는 부부를 위해서 살란다. 부부가 떨어져 살면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직장을 옮기면 같이 따라가서 살란다. 부부가 함께한 가정은 애들이 절대 탈선을 하지 않는단다. 그리고는 부모를 위해서 살란다. 효가 없는 가정은 애들로 부터 그대로 물려 받기 때문이란다. ..

나의 여행 2010.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