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횡단 열차 창밖 쓸려가는 자작나무 숲 무전여행 같아 노래를 불러보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가을을 살아가는 여행 중에 한 해의 꼬리를 물고 건너는 벌써 과거라는 칸막이 들 긴 끝에 달린 목숨처럼 질긴 너 정말 어디로 길을 내고 가는지 있어, 알아, 보았어 곳을 시선을 끌고 가는 대륙횡단열차는 시베리아 벌판을 느름 피우며 간다, 뒤따라 가는 편안함은 종교를 넘어섰나 토막 진 생들 길게 줄 이어 마딘 하루를 끌고 있다 시 글 2024.10.22
노벨 문학상 그녀를 만난 것은 소설 '몽고 반점' 에서였습니다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찐 팬이 되었지요 대화 중 얼마나 겸손한지 노벨 문학상 수상자 품격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100년 후 밀봉을 뜯게 되는 작품을 마무리 중에 있다고 하시던데요 무덤 속에서라도 펼쳐볼 수 있도록 메피스토펠레스에게 부탁해 놓아야겠어요 최근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이 세상을 다녀가는 것 가운데 바람 아닌 것이 있으랴/한승원'도 읽었는데 한 세상 다 품어 본 노년의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듯 한 작품이었지요 ㅎㅎ 축하드립니다 한강 작가님 살며 생각하며 2024.10.10
고마워 입술이 세 번 떨렸어요 호흡이 가뻤지요 입술이 세 번 또 떨렸어요 아는 채 고개만 끄덕였지요 돌아가시기 2시간 전 10년 정도 되었나요 한 달에 1~3번 방문 저의 두째 손위 동서였습니다 외로움이 가장 크시다고 하셨지요 떠나기 직전 입술을 알았습니다 (점심 같이하고 창경궁에 가서 손 잡고 불편한 몸 잠깐 걸어 드리는 일) 임종을 같이 한다는 것 외로움의 마지막을 거두어 주는 시간이라는 걸 사랑 앞에 외로움이 먼저 있었다는 것 우린 요양보호사 사랑의 힘을 언젠가 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존경합니다 그 일을 하시는 분들 살며 생각하며 2024.10.10
칠게, 갯강구 흔들려버린 순환 잃어버린 짠맛 떠 밀려나는 바다 생존들 배 깊숙이 배인 화공 물질, 중금속성들 뒤틀려가는 내장 금붕어 입이 된 물 위로 뜬 호흡들 떠날 수밖에 없어요 뭍으로 부지(扶支)가 된 목숨들 쓰레기통 C-Ration을 찾고 있다 시 글 202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