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9

닮아가는 시간

가장 안 닮았다던 둘째 그럴수록 틈이 벌어져 갔다 꼿꼿한 자세도 바른 걸음걸이도 바꾸어 보고 이 모양 저 모양 목소리까지 어머니 쪽으로 기울어져만 갔네 누구를 닮아간다는 건 조용한 오솔길 걷기에 몸 맡기는 것 첫 참외 원두막 데이트, 오누이처럼 닮았네 벌써, 망지기 할이버지 갈수록 멀어져 가는 부성은 아내 쪽으로 더 여물어져 가고 삼배옷 입고 가신 날 엎디어 얼굴 한 번 맞대어 보았을 뿐 훗 날 흉내, 속내 꼭 닮은 둘째, 아버지였다

시 글 2024.07.23

어깨 사이

똥그란 둘레 둘이 어떻게 만났지 바람으로 살펴보아도 보이지 않고 꼬집어 보면 서 있던 자리에 지국이 남아 거기에서부터 이었겠네 흔들리지 말자고 그때마다 집어넣기로 했나 스치든, 밀든, 던지고, 삼켰던, 왜 좋은 하늘땅도 많았잖아요 그럴 때면 소리를 모으기로 저기 좀 봐요 뾰쪽한 삐딱한 반반한 각진 별이 되어 어제를 끌어안고 섰네요 저때는 풍우 시절 더 꽉 껴안고 버티는 것 좀 보세요 오히려 성큼할 때 느슨을 망이 들었다 놓았다 다지는 것 좀 봐 던진 입이 꼬리 눈빛되는 날 흔들렸던 푸른 잎 아니었나 식었다 뜨거위 지는 땀 검게 탔네 많이도 반들반들 아이들 무서울 땐가 봐 키가 웃자랐어요 ㅎㅎ 당신이 가끔 팔짱 끼고 걷자 할 때 숨이 펄펄 이었어 한 주먹을 펴내 보일 때 나는 당신을 확인했지 뭐 멀지도 가..

시 글 2024.07.05

처연한 생각

동아줄이 끊기니 저리 악을 쓰고 눈도 없이 하늘로 쳐들어 먹성을 벌여 생존을 구했을 저 무심한 어린것을 보니 지금 내가 갓난 내 속내를 보는 것 같아 사는 길을 바로 아는 이빨에게서 이제야 입 마르게 깨달으니 내 어미는 참 야속도 하셨겠다 끝날까지 보상 받지 않을 사랑의 입 열지 않고 가심은 어릴 적 젖둥이로 나온 자기 생각이 나서였을까 남성은 모르는 세상 하나를 더 갖고 사는 여성 가끔 남성이 외톨이로 되는 느낌은 너무 당연한 하늘빛 채색 소임이 일찍 종료되는 남성이라는 외곽이 가볍고도 처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살며 생각하며 2024.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