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큰 불덩이가
태양계를 모두 삼켰다
그 안의 생명체나 무생명체는
모두 불에 녹아 없어졌다
점보다 작은 빈 공간 하나 우주에 생겼다
원하던 이데아는 어디로 갔을까
땅을 파던 손발은 어디로 갔을까
신은 어둠이 사라진 것처럼
사라졌다
이 우주는 전혀 관심 없었고
그러기에 어떤 미동도 없었다
인간과 자연과 신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무슨 의미들이 살고 있었던 걸까
우주는 무슨 의미들로 이루어진 걸까
사라질 것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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