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바꿔치기 한나절

마음의행로 2023. 6. 23. 21:51


걸망 매고 판 벌린  한나절로 가는 길
동네 젊은 친구 둘  담배 한 대 물고서
야  사는 것이 친구를  만나는 것인 것 같아
그럼 나는 뭐지
담배 맛만큼 쓰다가도 모를 안정감에
속고 있다는 듯이  비벼 끄고
오후에 비는 쏟아 붓겠단다
먹고 마셔야  산다는 한의학 박사
배 넷 바나나 3 단 당근 두 봉지
브로콜리 두 덩이 비트 한 바구니를
만나러 나절 시장은
살리려는 것들을 바꿔 주고 있다
구름은 살려 비로 바꿔치기 하고
나는 살리려 주스를 갈고
살아 있음을 글로 바꾸고 있구나
바꿔치기 한 나절이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바닥 가운데가 왜 오목한 지 (한강 생태공원 한 바퀴)  (40) 2023.07.11
느티나무 교실  (50) 2023.07.06
사라진 것들  (30) 2023.06.14
한 이불 속 들어갈 때  (23) 2023.05.30
새 아침을 주문하다  (30) 2023.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