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망 매고 판 벌린 한나절로 가는 길
동네 젊은 친구 둘 담배 한 대 물고서
야 사는 것이 친구를 만나는 것인 것 같아
그럼 나는 뭐지
담배 맛만큼 쓰다가도 모를 안정감에
속고 있다는 듯이 비벼 끄고
오후에 비는 쏟아 붓겠단다
먹고 마셔야 산다는 한의학 박사
배 넷 바나나 3 단 당근 두 봉지
브로콜리 두 덩이 비트 한 바구니를
만나러 나절 시장은
살리려는 것들을 바꿔 주고 있다
구름은 살려 비로 바꿔치기 하고
나는 살리려 주스를 갈고
살아 있음을 글로 바꾸고 있구나
바꿔치기 한 나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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