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느티나무 교실

마음의행로 2023. 7. 6. 17:23



알림 선생님이 저 새는 무슨 새에요 묻습니다
으응 두루미 아니에요 학생이 답합니다
그래요 두루미
성내천 물이 발목을 잡고 긴 고개입에 물고기를 던져주어 사는
두루미 이야기가 나온다
생각 선생님은 사랑 마크가 뚫린 플라스틱 책받침을 가지고 다니는 학생들에게
모과나무껍질에 책받침을 대어 주고  뭐 같아요라고 묻는다
얼룩송아지 같아요
기린 같아요
그럼은요
얼룩송아지 기린
좋아요
질경이는 질경이
밤송이는 밤송이
끝에 찔리는 가시가 달린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이라는 두 글자가 추가된 행운의 네 잎 클로버로
명명되었다
어둠을 들이쉬기 시작할 때
숲은 손전등을 켠다
나방들 숲 사이에서 별이 되고
달이 되고 반딧불이가 되고
알림 선생님은 알림 선생님이 되고
생각 선생님은 꿈 선생님이 된
밤 사이
우주가 떠다닌 푸른 숲꿈이 된
느티나무 교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란비 걷히던 날  (20) 2023.07.15
발바닥 가운데가 왜 오목한 지 (한강 생태공원 한 바퀴)  (40) 2023.07.11
바꿔치기 한나절  (36) 2023.06.23
사라진 것들  (30) 2023.06.14
한 이불 속 들어갈 때  (23) 2023.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