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벌벌레 먹은 미소

마음의행로 2023. 2. 23. 12:39

벌레 먹은 미소/곽우천
쌍석이가 누구예요
ㅎㅎㅎ
그러실 줄 알았어요 선생님
성적표는 둘 다 100점이라서
첫 젖 물릴 때부터 먼저를 찾기 힘들었던 그녀
무슨 동물인가 싶어 낯 뜨거웠던 동네
어머 경사 났네 우리 동네
귀가 마음에 걸려 있었던 여직 가시지 않는 때
네~
미소 속에 숨어 있어요
찌르세요 살짝 옆구리를
쌍호는 간지럼을 참고 좋아해요
명사 하나 덧 댄 형인 쌍석은 으젓해지고
동생이 된 쌍호는 늘 부족한 한 줌
아차 싶었었단다
두 켤레 고무신을 가지고 와서
어느 것이 내 것이냐고 쌍호는
네가 먼저 신어보렴
그게 네 것이다
인정을 받는다는 거 하늘도 알아주는
차별화
세월이 가도 남을 화석 같은 것
2억 5천만 년을 견디고 부르짖어
새카맣게 타버린
벌레 먹은 미소를 지지 않고
폐 속에 담아 두었던 쌍호
어머니
또 백 점을 내 민 쌍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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