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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바닥이 책상이었던 시절
가마니 한 장 위에 책을 폈습니다
교실로 가득한 아이들
새로운 친구들 배울것들 궁금한게 가득합니다
눈 귀가 처음 열리기 시작할 때
할머니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애들에게 물을 내리고 어둠을 덮습니다
물만 먹여도 잘 자란다는 믿음은 여전히 살아 있었고
어께 동무들은 윤기나게 눈을 뜨고
종종다리를 일으켜 키를 재어 봅니다
리라 초등학교 노란 옷을 입은 학생들,
같은 키로 쑤욱 쑤욱 자라납니다
노래와 동화와 1234 놀이는
재미도 꿈도 신명이 났고
울타리 밖을 꽃발로 기웃할
반달이 나오는 시간 쯤
세상에 없는 노란 자작나무 숲으로 커
항아리 학교 담을 넘어볼까
쉿 조용히 콩나물 잠 깰라
미지근한 물 네 번 정도 내려 주면
머리와 허리를 서로 비비며 기대고
폭포수에 심신을 길러 갑니다
어둔 밤에 비좁은 골목통에서 종일 서서 가지런한 하루의 위로를 서로 쳐다 보고 웃곤 하지요
하늘로 솟음의 힘이
어께 동무에서 나왔다는 걸,
노인의 바가지 눈물을 머금었다는 걸
졸업까지도 모른체 마침내 교정이 뽑힙니다
핫 스프링하고 나서 나른한 몸엔
제사상 소금이 하늘에서 살살 뿌려지고
다진 마늘 밀어 넣고 고추가루 두 세 스픈
빨갛게 던져 주면
가난한 아침 상에 아삭한 식감
시원한 콩나물국이 되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