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사시나무 춤

마음의행로 2021. 5. 16. 11:49

ㅡㅡㅡ
중매쟁이 벌 나비가 사라지고
불임의 시절이 오래가더니
벚꽃들은
무수한 정자들을 서로 뿜어 내었다
정자들은 자궁을 찾기 위해
기고 뛰고 둥글고 날고 아우성을 쳤다
계곡은 그들의 헤메는 몸부림으로 황사처럼
뿌연해졌다
대 부분 스스로 신부집을 찾는데는 실패하고
오지 못 할 먼 곳으로 흩어져버리고 말았다
바람은 늘 불었고 새로운 매개자가 되었으나
나침판 없는 방향에 폭포 아래로 떨어지거나 화산처럼 하늘로 멀리 솟구쳐 뿌려졌다
벌 나비를 잃은 벚꽃동네는 수심이 가득했다
마을 회의를 열었다
아이 없는 벚꽃 마을이 지속되면 모두 망할거라며 대책을 강구하자고 했다
자 자
벌과 나비들이 찾아와 우리 짝을 맺어 주던 때는
벌써 물건너 갔소
그렇다고 우리 스스로 짝을 맺거나 바람에 의지해서 자식을 가지려니 우연에 맡기는 형상이 되어 이는
하늘에 별따기 처럼 어렵게 되었소
이를 어찌 해야 하오리까
뾰쪽한 수는 나오지 못 했다
홑벚꽃과 산벚꽃 왕벚꽃은 너도 나도
전문가에게 원인 분석에 들어가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혹 우리에게 꿀의 맛과 향이 변하거나 없어졌는지,
왜 벌들은 멀리 떠나고 돌아오지 않는지,
그들이 우리를 찾아오지 않는 때가
언제부터인지를 먼저 파악해야한다고 했다
조사 위원장에는 오리지날 우리나라
벚꽃인 산벚꽂이 채택 되었다
산동네 모든 친구들이 나와서 응원을
보냈다
개복숭아 소나무 산사나무 함박꽃나무 대나무
갈참나무 오리목나무 개옺나무 밤나무 싸리나무
진달래 산초나무 아카시아 산딸기 산달래 맹감나무 고사리풀 칡덩굴 다래덩굴
가재 피라미 물방게 다슬기 돌이끼
거미 계곡물 바위 자갈돌
바람 구름 해 달 별
잠자리 꿩 까마귀 제주 휘바람새 뱁새
찌르르기 종달새 대단한 응원 집단이 됐다
몇가지 응결된 의견이 모아졌다
뭐니해도 기후변화가 가장 크다는 것이다
꽃 피는 속도만 봐도 50 년 새 최소 15일이나
앞 당겨젔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밤나무가 먼저 말했다
온도 상승으로 사나운 벌 종이 나타나
벌집에 침입해 전멸 전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주로 말벌들 짓이란다
다음으로는 아카시아가 말했다
살충제와 벌초제를 사용하여 영양분이 사라지게 되어 굶어 죽게 되었다는 의견이었다
다래덩굴은 우리 사는 서식지를 인간들이 깎아
잠식하여
살기 좋은 곳이 없어 지고 있다는 현실적인 의견을
뽑았다
어찌보면 모든게 사람으로 인한 것이라는게
중론이었다
그렇다고
사람을 직접 이길 수는 없는 것이다
산 벚꽃은 고민에 들어갔다
후손들이 영원 무궁토록 살게 하려면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는지
답답했다
어느날 새 한 마리가 산벚꽃에게 찾아왔다
이름은 복부홍반조이다
벌과 나비가 전에는 많아 먹잇감이
충분했는데 이 동네가 왜 이리 변했느냐는 것이었다
한숨을 푸욱 쉬던 산벚꽃이 푸념처럼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로 벚꽃 사회가
붕괴 되느냐 마느냐 입장에 처했습니다
수정을 하고 싶어도 수정이 되지 않으니
우리 세대 끝이 나면 모두 끝입니다
그렇다고 삽목이나 되던가 뿌리로 왕성하게 새끼를 번식 시킬 수 있던가
그저 하늘만 처다보게 되었습니다
이 무슨 재앙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바람이 도와주지 않습니까?
도움이 거의 되지를 못하고 있는 형편 입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홍조께서는 사부인과 함께 오시지 않고 왜 혼자 다니십니까?
사별이라도 하셨습니까
네~
아내는 결혼 하자마자 일찍 하늘나라로 가시었지요
그러면 자식은요
처음에는 없었지만 나중엔 갖게 되었습니다
재혼 하셨군요
아닙니다 양자를 삼으셨나요
아닙니다
어허 참 그렇다면....?
신비한 일이로군요
그래서 저는 신에게 빌었답니다
후손이 없으니 어찌하면 좋으리오까
라고요
그래 어찌되셨는지요
역시 신은 신이시더라고요
좋은 수가 있었습니까
그럼은요 죽자살자 기도를 했지요
그 뒤로
새끼를 얻는데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기도 방법을
좀 알려 주고 꼭 가시기 바랍니다
신에게 매달려야지요
서로 몸체나 성질이 다르니
각자 방안을 강구하셔야 합니다
저는 목이 터저라 울어 댓으니까요
숙고의 시간으로 산벚꽃 마을은 정적만
지나갔다
기도에도 방법이 있다는데 어찌할꼬
신에게 기도하면 정말로 답을 주실까
벚꽃마을 회의는 길어졌다
우리에게 소리내는 입이 있는것도
아니고 두 손 모을 날개도 없으니
어찌 기도를 하나 이것도 문제로다
새끼도 잘 번지고 열매를 잘 맺는
아카시아가 손을 들었다
기도의 방법을 고안해 보았습니다
조용해졌다
벚나무 모두가 꽃이 피고 진 뒤 새싹이 나오면
하루에 세 번씩 사시나무 떨듯
옷 잎사귀를 동시에 떠는 겁니다
그러면 신께서 왜 그러는지 추워서
그러는지 묻지 않겠습니까
그때에 우리의 소원을 말해보시면
어떠할까요
모두 손뼉을 쳤다 허나 수 많은 기도의
떨림에도 불구하고
한 해 두 해 벌써 20년 째 헛 수고였다
모두 지칠대로 지치고 포기하는 지경까지 왔다
뜻하지 않는 해가 왔다 2021 년
산벚꽃에 올해 수 많은 열매가 맺은 것이다
어이 이런 일이....
당황도 되고 좋아들 했다
대장 산벚꽃은 말했다
아마 나부터 시작되는 임신 서열이
매겨진것 아닐까 하는 희망섞인 이야기였다
모두 박수를 치니 계곡은 올 봄에 야단났다
휘파람새의 축하의노래,
칡덩굴의 어께춤, 개옻나무의 날개춤,
싸리나무의 살살이 춤, 함박꽃나무의
너털웃음춤,
자 여러분 이러지 말고 합창단을 꾸려
모두 함께 노래불러봅시다
산벚꽃은 신이났다
지휘에는 민주방식에 의해 숫자 많은 뱁새가 당첨이 되었다
여기서도 통하는구먼 숫자가 ㅎㅎ
뱁새가 웃었다
배경에는 해와 달 별이 뒤에서 도왔고
백 댄서로는 잠자리 군단이 맡았다
막은 구름이 열기로 했다
피아노에는 계곡물이 바이어린에는
대나무가 테너에는 까마귀가
베이스에는 꿩이
소프라노에는 제주 휘파람새 앨토에는
종달새가 맡기로했다
뱁새는 합창단 사이 사이로 지휘봉을 멧산 자를 그리며 지나갔다
골짜기 아랫 마을 노인정 빈마당이 꽉 메워졌다
콰광~ 쾅쾅쾅쾅^^~
드디어 합창단의 우렁찬 화음이 울러 퍼졌다
노래로는 고향의 봄이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던 산골~~~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 손자 손녀들까지
함께 노래를 부르고 또 불러댔다
산벚꽃의 임신을 축하하는 한 밤은 벅찬 영광이
폭죽처럼 하늘로 치솟았다
신은 20 년 동안 유전자를 하나씩 바꿔 주었다
방법은 역시 자웅동주(자웅동체)였다

* 식물의 70%는 자웅동주라고 합니다
홍조도 새 중 자웅동체이고요
결정적인 것은 성경에 사람도 아담(남자)하나만
만들었습니다
그가 외로울까봐 여자를 만들었는데 남자의 갈비뼈 하나를 취해서 하와(여자)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이 역시 자웅동주(체)의 최대 걸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성모 마리아에게서 성령으로 잉태하셨다고 했습니다 앞의 일들을 보면 비밀스럽거나 의심이 갈 수가 없는 사실임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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