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내려 놓으면

마음의행로 2019. 11. 10. 12:12

 

고등학교 시절은 인생에서

가장 꿈 많고 순박한 시간입니다

그 교실, 선생님, 교정, 친구들

그때 한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들

대학 시험 때부터 어느 사이엔가

친구와 경쟁에 들어가고

대화도 만남도 끊기고

대학 이 후엔 직장 생활로

여념이 없어

서로 누가 더 잘 됐나, 더 크나로

목에 힘들어 가는 세월 속에

까마득하게 잃어버린 친구들

사회적으로 돈과 지위와 권력 등으로

휘젓고 살아 온 한 시절을 보내고

퇴직이라는 이름 앞에 서면

고개 떨구고

생각 나는 옛 고등학교 친구들

이리 저리 수소문 끝에 연락하여

모임도 만들고 뜻 있는 행사도 갖고

즐거운 옛시절로 돌아가게 됩니다

한 없이 높은 것만 좋아할 땐

한 발 앞서기 위해

치열한 싸움과 숨 막히는 경쟁으로

친구 약자들 눈에 안 들어 오고

인간미 없는 깡마른 생활 이었지요

나이들면서 학식도 돈도 건강도

명예도 별 필요치 않으니

너나 나나

다 똑 같이 평등한 인생이어라

높은 자리 내려 놓고 내려 앉으니

세상 다시 보이고 친구가 보이고

순수했던 옛 정이 회복케 되어

이게 더불어 사는 행복인 것을

이제야 알게 되어 사람다운 사람

삶 다운 삶을 살게 되지요

사람 다 똑 같습니다

높은 곳에만 뜻을 두는 것

그거 좋은 세상 사는 방법 아닐겁니다

내려 놓으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새로운 인생 꿈을 향해 찾아가는

사람으로 살아갈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적어 봅니다

'살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삶  (0) 2020.01.31
문 밖에 선 남자  (0) 2019.12.29
떨켜  (0) 2019.11.08
투명 인간  (0) 2019.10.05
주민세 고지서  (0) 2019.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