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나비 날다

마음의행로 2019. 9. 30. 06:27

 

제왕 나비는 캐나다에서 따뜻한 멕시코로

4000km를 이동하여 살다가 다시 캐나다로

옮기며 사는 큰 나비로

떼를 지어 살아 갑니다

그 작은 몸에서 먼 거리를 날 수 있는 에너지는

어디로부터 나오는 것일까

이동하는 기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트럼프가 막은 장벽을 쉽게 넘어 멕시코로

건너 간답니다

봄이 되면 다시 날아 캐나다 본향으로

다시 돌아가서 죽는

제왕 나비의 생은 신비롭습니다

왜 그곳까지 날아가서 살다가 다시 돌아와서

죽어야 하는 걸까

먼 거리를 날아가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약 7~8 개월을 산다고 하니 그만큼 먼 이동을

했으니 더 오래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여 봅니다

사람은 나비보다 만 배나 크다고 보면

평생 얼마를 날며 살아야 하는걸까?

밤 하늘이 새까맣다

그 사이에 은빛 무늬 수 놓은 무수한 별이

들어 박혀 있다

별이 없었다면 시커면 하늘을 보고

뭘 꿈꾸고 살아갈 수 있을까

어두운 장막에 갇혀 블랙홀에 빠져들어가서

빠져 나오려고 애를 쓰거나

혹 뭐가 있는지 돌을들어 던져보려 했을거다

검은 공포가 주는 크기는 얼마이며

망막함은 어떻게 이기고 살 수 있을지...

별이 있어 인류는 얼마나 행복한가

나비가 멕시코를 찾아 날듯

밤마다 우리는 별을 찾아 갔다가 온다

평생 동안 왕복거리는 영겁에 이르는 시간을

소요해도 닿을 수 없는 길이 이다

운명은 거기를 갔다가 와야 한다고 주어졌다

하늘을 보는 순간은 그곳을 꼭 갔다가 오고 있다

고행도 아니고 바람에 몸을 실은 나비보다

더 가볍게 즐겁고 순간에 왕래를 한다

어떨 때는 행복한 꿈을 가지고,

어느 때는 눈물을 한 바가지 떠 가지고

갔다 오곤 합니다

고행길 입니까 슬픕니까

괴롭습니까 외롭습니까 재미납니까

즐겁습니까

디폴트 값은 없습니다 모두 다릅니다

운명적으로 어떤 몸값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주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찾아 갔다가 옵니다

갔다 오는데 에너지는 나비 나는 날개에 드는

크기 만큼이면 충분 합니다

4000km에 소요 되는 시간이 나비에게 영겁이라면

우리에겐 영겁에 영겁을 곱한 영겁이 걸릴 거리를

순식간에 가고 오고 합니다

순간에서 영원으로

우리는 니비 보다 더 가볍고 빠르게

나비의 4000km인 우주 끝을

매일 밤 왔다갔다 합니다

그때 나는

몸이 아닌 영혼이리라

영생하는 영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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