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애들아 예쁜 손 보여줘

마음의행로 2019. 5. 3. 03:39

 

초등학교에 소 운동회가 열렸다

만국기도 걸렸고

100m 달리기 코스에 줄도 그어졌다

학생들에게 학년별 다른 색 체육복 상의가 입혀졌다

말이 운동회지 달리기 공차기 한 번 하는 정도이다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꽁꽁 묶여 있던 몸을

봄과 함께 풀어 주고 활력을 제공하여 주는

의미가 있고

어린이 날이 일요일이라

미리 그 날을 기념하는 뜻도 담겨있는듯 했다

겨울 동안 얼어 있던 수도가에도 봄이 왔다

운동회가 끝나고 나면 여기로 와서

세수도 하고 손도 씻고 발도 씼었을 것이다

수도물 나오는 세면장 뒤에 하얀 철쭉이

피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아이들의 그 뽀송뽀송 하고 희고 고운

예쁜 손을 보려고

세수를 한 하얀 웃는 얼굴로,

반가운 얼굴로, 방긋한 얼굴로

서로 서로 먼저 보겠다고

사이 사이 빈틈없이 고개를 내어 밀어

내려다 보고 있다

준서는 졸업했으니까 올 해는 볼 수 없고

달리기 잘 하느 민지는 많이 컸더라

새침뜨기 인영이는 의젓해 졌고

동수는 여전히 인사를 잘하고

근데 뭐니 뭐니 해도

올해 입학 한 일 학년생들이 어떻게 생겼을까

기대가 너무 크지 않니

예쁜 손 씻으러

모두들 수도가에 나오면 예쁜 인사를

나누어야겠다

우리 학교에 온 걸 환영해

6년 동안 함께 재미나게 즐겁고 씩씩하게

지내자

환영한다 고맙다

일 학년 친구들아 라고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와 할머니의 사랑  (0) 2019.09.24
할아버지 차가 불쌍해요  (0) 2019.07.21
강신성일  (0) 2018.11.07
조랑 무시 갓두룩  (0) 2018.10.12
부부간 언어에  (0) 2018.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