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어떤 그림

마음의행로 2018. 1. 21. 21:14

 

어릴적 12가지 크레파스가 생각이 납니다

초등학교 때까지 한 번도 나는 그를 가져보지

못했었지요

형하고 같이 쓰도록 했었으니까요

같은 날 미술이 들면 먼저 쓰고 갔다가

교실로 전달받아 쓰곤했지만

학교 밖으로 나가는 날은 공치는 날이 되었지요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에서 아이들을 이렇게

가르치는 곳이 있지요

스켓치 북에 자기 맘대로 무었이든 좋으니

색을 칠하라고 합니다

갖고 싶은 인형이나 자동차 건물 산 자전거타는 것

강아지 그림 그런가 하면 아무렇게나 마구 갈겨서

한 장을 채우기도 하고 생각치도 못할 상상을

그려 넣기도 합니다

거기에는

그들이 생각하는 그림이, 부모의 사랑이,

가족들의 궁핍한 이야기, 싸웠던 생각이 등

무수한 뜻과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색갈의 배합으로 성격이나 지금처한 환경을

나따내 보기도 하지요

그리기를 마치고 나서 선생님이 이야기를 합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을 물을 줄알았는데

자! 오늘 그림을 다 그렸지요

그러면 여러분이 그린 그림 옆에 남은 빈 공간에는

무었이 남았는지 한 번 찾아보도록 해요

아이들이 아무도 답을 하지 못합니다

빈 공간에 무었이 남아 있을지

그림 말고 무었이 남을 수 있을까

고개를 갸우뚱거려 보지만

어떤 답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상황 입니다

순간 다양한 생각에 빠진 그들

소위 맨붕에 빠졌을 겁니다

그리지 않는 곳에도 뭔가 남는구나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그날 그림 시간은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인생 질문을 하나 던져 주게 합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의 역정이 모두가 아니었다는 걸

알게 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꽉 채웠다고 했으나 공백이 너무 많음도 알게 되었고

했었어야 할 일들이 너무 비어 있음도 알게 됩니다

나 밖의 친구도 이웃도 떠 올릴지도 모릅니다

세상에 그린 그린 밖의 그림이 무엇인지를

평가할 줄을 누구인들 알았으랴

오늘을 살면서 내가 살아온 인생 그림 밖의 것은

무엇으로 남아 있을까

한 번 생각하여 보는 오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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