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책 읽는버릇

마음의행로 2017. 11. 4. 09:08

 

나는 책 중에서 주로 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몆 가지에 무척이나 신경을 쓰고 읽는

부문이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이 사람 저 사람 많은 사람의 등장을 아주 싫어한다

혼자면 좋겠지만 그런 소설은 없다

네 명 정도까진 용서를 하고 읽어 준다

산벚꽃나무 아래 라는 2017신춘문예당선 소설집에 든

이선재씨의 작품을 읽었다

주 등장 인물이 둘이라 편안하게 읽었다

그들간의 관계 파악하는데 제법 시간을 소비한다

이 번에는 당신이라는 사람에게 두 번이나 속았다

여자 분의 작품이라 이상하게도 주인공을 여자로 보았다

글의 정서적이고 친 자연적인 낮은 톤의 글들이

여성이기에 충분하였다

쌍계사 들어가는 십리길 벚나무꽃 아래에서 당신의 손을

잡은 장면의 글을 보고 여자 주인공이 남자를 만난 것으로

착각은 굳어졌다

비구니 승녀들이 사는 곳에서 헤어진 여자 친구(당신)를

만난다 이십 여년간 소식을 끊고 살아 왔던 당신을

이곳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당신이 여자라면 주인공 둘 다 여자?

조금 더 가서 주인공이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왜 그리 파악이하는데 늦을까

다시 가다듬고 읽었던 내용을 과거로 돌리어서

주인공을 바로 세우고 음미를 하여 본다

그래 이글의 크라이막스는 암자에서 여승이 된

당신과 만나는 순간이었다

말 한 마디 없이 떠나버린 당신 옷을 바꾸어 입었어도

세월이 바뀌었어도 잊혀지지 않는 그 어떤 품

말을 하지 않았어도 알아채린 느낌

행여 가시는 길에 조그마한 파문이라도 미칠가봐

조심하는 당신의 당신

이제야 소설이 바로 내게 들어온다는

글 읽는 소질이

내 스스로 못났다

지하철에서의 한 시간은 내게는 많은 책을 읽게하는

장소이고 시간이고 용기이었다

변소에서 많은 걸 생각하고 정리하고 다짐하듯

게으름도 펴지 않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짧은 순간을

이용하여 책을 읽어 낼 수 있었는지 묘하다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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