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분명한 의사 표현

마음의행로 2016. 5. 26. 04:36

 

손자와 딸래미하고 차를 가지고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15분 정도 가면 집에 도착할 지점을 통과하자

이제 말을 연결하여 사용하기 시작한 손자가

나 집에 안가 라고 말한다

깜짝 놀랐다

우선 그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었느냐 하는 것과

집에 들어가기가 싫다라는 표현을 했다라는 점

두 가지면에서 놀랬다

조금 후에 다시 그 말을 또 한다

집에 다가 오는데....

내가 물었다

욱아

욱이 집으로 갈까 엄마 집으로 갈까??

딸래미가 말한다

네가 할아버지 머리를 못이길거야

잠시 생각을 하며 답을 하지 않던 녀석이

말을 쉽게 꺼낸다

할머니 집에가 라고

엄마도 할아버지도 또 놀랬다

욱이 집도 엄마 집도 같은 집이다

그래 둘 중 하나를 고르면 노상 같은 집

그래 말만 바꾸어 손자 집으로 유도를 하였는데

답은 할머니 집이었다

집에 가기 싫다는 본 뜻은 할머니 집에

가고 싶었다는 걸 알았다

둘 중 하나를 고르면 아니됨을 알기도

했겠지만

이미 답은 할머니 집으로 정해 놓았던 모양이다

질문이 무색하여져 버렸다

욱아 할머니 집에는 할머니가 지금 안계셔 못가

아무도 없어

다 알아 듣고 있었다

오늘 참 명답을 얻는 날이었다

그리고 말을 다 알아 듣고 있다는 것에

가슴 뿌뜻 할 뿐만 아니라

유도에 넘어가지 않고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말하는 녀석에게서

할아버지는 새로운

배움이 있는 날이었다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큰 산맥  (0) 2016.10.31
등산의 아침  (0) 2016.09.15
동서간의 여행 중에서  (0) 2016.05.12
여유  (0) 2016.01.31
아따부지  (0) 2015.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