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어떤 기도

마음의행로 2017. 1. 26. 15:13

 

가슴 멍멍한 그 앞에는

유령 같은 눈 빛으로 화성에서 광물을 찾고 있었다

삽 자루는 삭았고 힘들어 보였다

수 많은 영혼들이 흔들거린다

꼬리를 단 반딧불이 산천을 돌아다닌다

천막 극장 입구에는

만원짜리 지폐를 들고 줄을 섰다

이걸로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당신의 무거워진

마음을 들고 오라고 한다

누군들 이 세상에 남아 있고 싶지 않으랴

밧줄이 하늘에서 내려온다

차라리 나뭇꾼과 선녀처럼

하늘로 올라가길 비는 소 같은 이도 있다

머리에는 면류관을 이미 쓰고 있는가 하면

아니 관이 되어가고 있는

영혼의 모습들도 보인다

그래도 할만한 싸움이라고

친구의 전화를 당당히 받는다

그래 오늘 항암들어가

몇 방 맞겠지뭐 내려가서 보자

전화기는 못내 소리를 내 귀에까지 흘린다

시커만 연탄을 실은 수레가 지나가기도 한다

이곳에서 디지탈은

여유나 정신을 빼앗기기에 좋은 도구이다

젊은 남자 여자도

미래의 세월을 절대 빼앗기지 않겠다고

하늘에서 오는 손을 꼭 잡는다

미래에 써야할 마스크도 없애야 한다고

지금 쓰고 있다

무너지려는 가정을 세우려는

비석 같은 단어가 이마에 써 있다

유령들이 대화하는

좁다란 복도에 서서

태양계 밖 별똥별이

유성처럼 지나가는 긴 소리에

따라 들어가는

천국의 문짝 앞에서

담배를 사랑했던 사람

개스레인지에 코를 뗄 수 없었던 여자

이유도 모르게 찾아온 알려지지 않는 세포에

긴장과 억장과 불안이 혼돈되어진

진료실 대기행렬에

조용한 기도를 한다

문은 꼭 열릴 것입니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목  (0) 2017.02.26
또 다른 여행  (0) 2017.02.08
동행  (0) 2017.01.19
빈 자리  (0) 2017.01.13
시간의 편린  (0) 2017.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