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빈 자리

마음의행로 2017. 1. 13. 04:49

 

예배를 보러가면

반가운 일이 있다

늘 비어 놓은 자리가 있다

내가 들어가서 앉는 자리이다

나도

앉으면서

주변을 살펴보고

나오지 못한 분이 계시나

무의식 중에 살핀다

혹 아프시지는 않았는지

어려운 일이나 생기지 않으셨는지

별일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빈 자리를 바라본다

자리를 누가 정해 놓은 자리도 아니요

지정석도 아니다

아무나 앉을 수 있는 자리이다

그러나

자리를 비워둔다

내가 올 때까지

어쩌다 빠진 날엔

조심 섞인 눈으로 나를 살핀다

아프지는 않았는지

별 일은 없었는지

궁금한 눈빛으로

그래

가정이 화롯불 같아 따스웁고

건강들이 숨 쉴만큼 잡히며

염려가 작은 풍선만큼 보이는

세상은 이런 작은 빈 자리 관심

작은 눈빛이면

충분해

서로를

지켜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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