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뿌리를 내리고
허리를 세워
팔을 세상에 편하게 편
나무를 보라
집 귀퉁이에,
바위 위에, 물구덩 안에
때론
아무도 없는 너른 벌판에
평화의 얼굴로
나래를 편 모습을 보라
세상에 오기 전
모습을 그대로 전하려 왔느뇨
생명을 내 놓을 가뭄 속에서도
두려움 한 점 없는 평정심
거짓 없고 큰 욕심도 없는 그들
속임도 없고 또 속지도 않는 그들
어쩌구 저쩐
꾸민 삶의 모습을 만들랴 애를 쓰겠느냐
오직
바람이 되고 새가 되어 노래하리라
세월을 같이 부르리라
부족함 어디 있는들 어떠하랴
네게 있을만한 곳이로다
네 살만한곳이로다
살아라 네 모습 그대로
부여도 말고 붙잡지 말거라
너를 세상에 그냥 내어 놓거라
들판에 섰다 해도
그는 믿음의 뿌리를 땅에 내렸고
소망의 줄기를 땅에서 하늘로 세웠으며
사랑의 가지를 넓게 하늘에 펼쳤도다
너는 원래
봄날의 한 잠 꿈바람이었느냐
오로지
신 앞에 서 있는
말없는 기도 아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