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마음의 부피

마음의행로 2016. 12. 15. 18:10

 

토요일은 나의 시간은 주로

애경사에 가는 일로 보내게 된다

보통 2~3 곳을 가야하는데

한 곳은 대부분 같은 시간대여서

못 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두 곳은 들리고 한 곳은 온라인으로

송금을 하게 된다

조금 낮선 이름으로 청첩장이 왔다

한참을 생각하니 기억이 어렴풋 하다

액셀을 찾아보니 5년 정도의 직장 후배였다

기억이 나지 않으면 어떡하나 염려스러윘는데

다행이지 않을 수 없다

직장에 다닐 때에는

얼굴에서 걷는 모습 목소리까지

알고 지냈는데

회사를 나온지 오래되다 보니

기억이 가물하다

내가 잘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약 800여명이 되었었다

그런데 점점 멀어져 가고 잊혀져 간다

지금은 아마도 200여명은 족히 된 듯하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전화 번호도 진화되고 바뀌어

차츰 잊혀져 가기 마련인가 싶다

많은 지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얽히고 설킨 사연으로 맺은

인연이 마음같지 않게

마음의 부피가 점점 줄어가고 있다

풍부한 만남

거기서 이루어지는 일들이

뇌가 줄어들듯 작아져만 가고 있다

아쉽지만 자연의 법칙이지 않는가

줄어들고 작아지고 지워지고 사라지고

없어지고 도망가고 날려 가는 잔상들

그 앞에 서서 오늘을 바라 본다

그래

그래야 되는거겠지

한 없이 붙들고는 살 수도 없을거고

세월에 맡겨야 함이 당연지사 일게다

친구들과 모임을 끝내고

지하철을 빠져 나와서

내 몸에서 부채살 처럼 흩어져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벼워지는 나를 보게 된다

나도

옷을 저미며 바람과 함께

겨울 골목 사이

어디론가 사라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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