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계절의 빛

마음의행로 2016. 7. 30. 11:56

 

자연 속에는 계절이 있고

사람 속에는 시절이 있다

계절이나 시절은 일정 기간의 개념이 들어 있다

그 시절 그 때가 좋았지

암 그렇고 말고 펄펄 날았잖아

가장 더운 여름이 가려면 보름 정도 지나면

가능할 것이다.

엘리비에이터 앞에서 할머님 한 분이

비닐 봉투에 라면을 꽉 채워 가지고 오신다

서로 민망함을 없애려고 말을 건냈다

라면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아! 얘 사위가 이걸 너무 좋아해서요

그러시면서

오늘도 무척 덥지예?

얘 대단한 더위 입니다

그러시면서

8월 15일만 지나면 여름이 다 가니

보름 남짓 보내면 되겠네요

두 가지를 포함해서 답하신다

아 예 그렇지요

엘리비에어터가 멈춘다

딸래미 집 층에 먼저 도달 되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하고 문을 나선다

예 앞서 가세요

짧은 시간 속에서 많은걸 이야기 했다

라면 좋아하는 사위가 있음을 알았고

매력있는 경상도 말씨로 고향도 알았고

여름이 팔월 십오일이면 꺽임도 들었다

라면 담은 큰 봉투 하나가 여러 말을 낳았다

 

딸과 손자와 함께 차로 마트로 가는 길에

들어 서는데

프라다나스 나무가 길가 양편에 하늘 높이 서 있다

소낙비로 인해 나무 잎이 깨끗해졌다

그림자가 어쩐지 가벼워 보인다

벌써 프라다나스 나무 그늘이 옅어 보이는구나

여름이 갈 채비를 하고 있는것 같다

아빠 !

나무가 더 높이져 보여

세월이 참 빠르게도 지나가

 

마트로 내려 가는 길이 좁다

손자는 이 좁고 긴 내리막 길을 좋아 한다

사람 속에는 들어 있는게 얼마나 많을까

별의 별걸 다 알고 기억해 놓고

감각까지도 잡아 모아 두었다가 말하게 하고,

하늘과 프라다나스 그림자와

햇빛에 내려 앉은 그림자 색의 옅어짐과

소낙비 지나간 거리에서 만난 여름이

떠나야할 시간을 말해 주고 있다

햇빛은 인간에게

서정적인 그림과 말과 감과 시간을

숨겨 놓은 공간에 잡아두면서 지나가게 하고

가슴 서늘한 가을 온도 색을 살짝 입혀 본다

계절ᆢ 네가 품은 이 세상은

시와 소설을

세월이 갖는 지나감을 품은 영상으로

쓰고 보내고 쓰고 보내고를

앞으로 몇 번이나 보내면 끝이 보일까

세상 속에서 살아도

변함없는 세월을 보고 느끼고

빛속에 들어 있는 시.공간, 색, 온도, 사색의 길을

느끼며 살게 하신 신께 감사를 드린다

오늘 죽는다 해도

서럽지 않고 감사해 하고

이 시간이 귀하고 값있게 느껴지는 지금

여름은 자신의 자리를 쉬 내 놓을 준비를 하고

가을은 하이애나 처럼 조용히 다가 오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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