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쉬어 가세요

마음의행로 2016. 7. 20. 14:18

 

천천히 쉬어가도 좋다

느림의 미학까지는 아니래도

이것 저것 살피며 다니는 즐거움은

너무 많다

작은 잎파리 하나 하나 생김새를 보면

어찌도 그리 예쁜지 누가 그리 태어나라고 했을까

꽃대 받침에 올려진 왕관같은 꽃

그 영광을 맛보러고 세상에 태어났을텐데

누구에게 쉽게 물려 줄까 보냐

유전자까지 동원하여 길이 길이 지키고 싶겠지

그런 비밀을 넌 알고나 있는거야

빗 방울들면 물고기도 쉬고 싶단다

풀 잎 아래쪽으로 들어가서 하늘에서 내린 비에

섞인 산소를 천천히 들여 마시고 싶다고

낚시꾼들은 우리가 물지 않는다고 신경질이

나겠지만서도

미안하게도 우린 지금이 쉴 타임이란거야

개미들좀 봐 빨리 집으로 가려고 줄일 잇고 가고 있어

비가 오기 전에 집에가서 개미 구멍도 막어 놓아야

개미굴에 비가 들치지 않게 되지

잠자리를 봐 긴 꼬리를 물 위에 떠 있는 잎파리에

똥구멍을 뎃다 떼었다 하면서

알을 낳고 있는거봐

생의 주기 중에 알을 낳는 귀중한 시간이라고

구름들은 모아졌다 흩어지고 바람더러

같이 놀고 가자고 몸을 이리 꼬고 저리 꼬고

저 산 넘어 수태골 할머님 밭에 물좀 뿌려드리고

한 낮 땡볕 염려 걱정 덜어 한 숨 주무시게 하자고

고구마 밭은 줄기가 왕창 뻗고 있어 잎이 왕성해야

뿌리에 밑도 잘 든다고

올 가을 고구마 께나 먹게 생겼네

열기 아랑곳 하지 않고 맺어 있는 첫 물 고추를 봐

자존심 바짝 고추세우고 있잖아

허나 너에겐 아직 남자 맛이 들기에는 빠르단다

풋나기로 좀 더 커야지 기다리자고

들께 잎은 제법이야 튼튼히 넓고 푸른 녀석의 잎,

언제라도 쌈밥의 주인공이 되어 주겠다는구나

줄기에 주렁주렁 달린 노랗고 빨갛고 예쁘게들

매달린 토마토를 봐 당산들의 입에 맞게

작은 싸이즈로 한 입에 넣기 좋게 종자를 개량했다고

수확도 많지만 영양도 훨씬 풍부해졌으니

빈혈 피로 없애고 건강한 여름들 나시기를....

너 저 검은 열매 알아?

딸기도 아니고 토마토도 아닌 것이 저리도 작게 맺어

종일 입에 넣어도 배부르지 않을텐데

무슨 도움을 주겠다고 까맣게 열매를 맺었을까?

이래뵈도 제이름은 까마중이라고 합니다

만성 비염증 치료에 좋고요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방지

혈관청소로 피로회복 눈 건강도 지켜준답니다

도처에 널려 있는 삶의 비말들을 살펴 보자면

재미 뿐이겠습니까?

그들의 이야기는 천지에 가득하여 한이 없고

그들의 노래들은 산하에서 시작하여 영광을

구름 끝으로 올려 놓고

당신에게 삶의 지혜와 본질을 선물 받게해

줄겁니다

천천히 주위를 돌아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쉬어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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