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글

쉼 공간

마음의행로 2016. 7. 28. 13:28

 

산에 오르면 많은 것을 만난다

수 많은 길

나무 돌 바위 바람 산새 꽃 풀 열매

언덕과 작은 공간 하늘과 개울 물

쉴 틈이 없도록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헤어지고

인사하고 안부 묻고 좋은 하루 되라고 이야기 하고

살아온 세월을 이야기하고

작년보다 좀 젊어진거 아니냐고

아니라고 극심한 가믐에 바싹 늙었다고

나무들에게 꽃들에게 새들에게

자식은 몇이나 두었느냐고

시집들은 다 보냈느냐고

만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한 없다

숨가쁘게 산을 오르면 쉬어가라고

자리를 펴 주고 앉아서 이야기나 하고 가세요

옷 자락 잡아당기는 바위틈 좁은 공간 옆

소나무들이 속삭이지요

그리고 점심도 드시고 물도 마시고

공기도 흠뻑 마시고 힘을 저축하다가 떠나세요

바쁘거나 힘들면 여기 와서 쉬어가세요

뭐가 그리도 바쁘세요

세상을 살면서도 쉬어가는 곳을 가끔 찾는다

쉼을 찾은 곳이 오히려 새롭게 무엇을

해야하는 곳이 많아서다

쉼이 아닌 곳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아니면 먹을 것을 찾아 그곳에서 쉼을 얻어

보려고 할 때도 있다

허지안 쉬어가야 할 힘든 시간, 때에

우리네 인간 삶은 더 많은 것을 취하거나

일을 더 하는 구조가 되어 있는 세상이 되었다

먹고 마시고 일하고 또 먹고 마시고 일하고

먹었으니 더 일하고 마셨으니 더 일하고

도통 쉼의 공간과 시간의 여유가 없다

산은 어려웁고 힘들면 쉬어가라고

자리를 펴 준다

인간은 아니다 바쁘니까 일이 많으니까

더 많이 더 빠르게 쉬지 말고 일을 하란다

내려 놓고 쉬어야 다음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힘이 생길터

오히려 더 더 더 해야한다

음악에도 숨이 차면 쉼표가 있다

한 숨을 쉬고

다음 음을 찾아 소리를 내라고 한다

그래야 다음 음이 아름답고 윤기 있게 나온다

삶이 힘들면 쉬어야 합니다

어려우면 더더욱 쉬어야 합니다

쉬고 나면 다음 일이 쉬워지거나

저절로 해결 되어지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쉬면 다음이 편하여 집니다

쉬면 내려 놓게 되어 안 보이든 것이 보이고

길이 보이고 일의 순서가 보이고

우선 순위가 보이고

공간이 보입니다

걸어온 길이 보입니다 앞길이 보입니다

그래서 일이 어럽잖게, 문제가 해결이 되어집니다

산은 당신이 어러울 때 쉬라고 합니다

좁은 공간과 바랖과 구름과 햇빛과 그늘과

물을 주면서 우리 스스로 쉬어가게 합니다

스스로 쉬어야 합니다

남의 도움도 간섭도 필요치를 않습니다

그냥 쉬어가면 됩니다

편하게 쉬면 됩니다

무엇.인가를 해야하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팍팍한 삶 속에서도 우리는 쉼이 필요 합니다

피로에서 벗어나야 할

빈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세월을 보내는 공간

세상을 보내는 공간

일의 빈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린 쉼 공간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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