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이 드세요?
공원에 앉았는데
참새 새끼 부부가 왔습니다
부리를 보니 어미한테서 분가한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갓 출가한 부부더라고요
처음부터 떨어져서 앉았는데
둘 사이가 꽤 떨어져 있더라고요
좀 전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잖나 생긱했는데
사내 녀석이 뒤돌아 앉는거예요
여자는 시무륵해져 있고
애앵
남자가 저리 속이 좁아서야
여자 팔자 미래가 보인다 보여
한 집안을 이끌고 나가려면
폭이 넓고 속이 깊어야지
자식 하나 두어 봐
정신 번쩍 들테니
조그만한 강 하나를 건너도
간짓대를 꼭 잡고 힘을 조절해 가면서
끈기를 가지고
물살을 거슬렸다가 따랐다가를 수백번 해야
갈 수 있는데
여자 마음 하나 못 품어서야
개울 하나도 못건너
남자란 아니 사내란
바위처럼 입이 무겁고
표정은 함박꽃처럼 밝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가정을 이끌어야 하는 법일세
여자 중한 줄 아는 것부터 배우고 알아야
겨우 사내란 별칭을 들을 수 있어
그래도 남자는 아직 못돼
아픈 아내가 되었다고 하더래도
고맙고 행복을 느낄 수 있었을 때
비로소 남자가 되는거야
여자의 자리가 비어 봐
소낙비 구름처럼
여기다 뿌리고 저기다 뿌리다가
신세 다 망치고 거지 되어서야
한탄할테니까
고장난 배라도 끝까지 이끌고
건너갈 때
삶의 의미가 깊이 우러나 깃들고
고맙고 감사한 생활에 이르게 되고
그래야 복을 받을 수 있는거야
오늘 저녁 즈음
집에 들어가기 전
잘못한 거 다 숲에 버리고
아내한테 미안하다고 말해
어느 안전이라고
여자를 데리고 앞에 와서
청승을 떨고 있어
1m도 안되어 회초리를 들려다가
참는거야
여자를 봐
기도 못펴고 있는 건
다 남자 책임이라고
호강 못시켜준게
남자의 가장 가슴 아픈 대목이 된다는걸
꼭 알아야 해
신혼 초인것 같으니
내 오늘
이 정도로만 말하겠어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해
알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