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참새 새댁 부부

마음의행로 2016. 7. 9. 13:02

 

무슨 생각이 드세요?

공원에 앉았는데

참새 새끼 부부가 왔습니다

부리를 보니 어미한테서 분가한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갓 출가한 부부더라고요

처음부터 떨어져서 앉았는데

둘 사이가 꽤 떨어져 있더라고요

좀 전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잖나 생긱했는데

사내 녀석이 뒤돌아 앉는거예요

여자는 시무륵해져 있고

애앵

남자가 저리 속이 좁아서야

여자 팔자 미래가 보인다 보여

한 집안을 이끌고 나가려면

폭이 넓고 속이 깊어야지

자식 하나 두어 봐

정신 번쩍 들테니

조그만한 강 하나를 건너도

간짓대를 꼭 잡고 힘을 조절해 가면서

끈기를 가지고

물살을 거슬렸다가 따랐다가를 수백번 해야

갈 수 있는데

여자 마음 하나 못 품어서야

개울 하나도 못건너

남자란 아니 사내란

바위처럼 입이 무겁고

표정은 함박꽃처럼 밝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가정을 이끌어야 하는 법일세

여자 중한 줄 아는 것부터 배우고 알아야

겨우 사내란 별칭을 들을 수 있어

그래도 남자는 아직 못돼

아픈 아내가 되었다고 하더래도

고맙고 행복을 느낄 수 있었을 때

비로소 남자가 되는거야

여자의 자리가 비어 봐

소낙비 구름처럼

여기다 뿌리고 저기다 뿌리다가

신세 다 망치고 거지 되어서야

한탄할테니까

고장난 배라도 끝까지 이끌고

건너갈 때

삶의 의미가 깊이 우러나 깃들고

고맙고 감사한 생활에 이르게 되고

그래야 복을 받을 수 있는거야

오늘 저녁 즈음

집에 들어가기 전

잘못한 거 다 숲에 버리고

아내한테 미안하다고 말해

어느 안전이라고

여자를 데리고 앞에 와서

청승을 떨고 있어

1m도 안되어 회초리를 들려다가

참는거야

여자를 봐

기도 못펴고 있는 건

다 남자 책임이라고

호강 못시켜준게

남자의 가장 가슴 아픈 대목이 된다는걸

꼭 알아야 해

신혼 초인것 같으니

내 오늘

이 정도로만 말하겠어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해

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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