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반찬꺼리 사러 시장 휘몰고 다니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싸고 질 좋은 것 찾느라고 눈이 붉도록
발이 닳도록 돌아다니다가
집에오면 연탄 불로 반찬 만드는데 하루를 다 보내고
어린 애들 상-하교 시키고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세 딸 업고 안고 걸리고 뛰어 다녔고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다 끊고 마음 접어 두어 버려
사는게 오직 가족 뒷바라지로 평생을
보내셨던 어머니
아프지도 않으시고 항상 일어나면 아침상이 놓여 있고
현관엔 언제나 신발이 나란히 나란히
부르면 언제나 곁에 있어야 하고
방과 후 집에 가면 밝은 웃음으로
오늘 공부 잘 했니 고생했다 라고
반겨 주어야 하고
아프면 병원으로 업고 내 달렸던 어머니
학원비 책 연필 볼펜 색연필 등 필기 도구 챙기고
미술 음악 주산 학원까지 챙겨 보내고
잠자리 들기까지 눈동자 하나 비켜 감 없이
온 몸을 불태우셨던 어머니
대학 좋은 곳 보내려고 좋다고 하는 과외엔
한 과목 일 주일 두 번에 70만원 선생 들이고도
딸 셋을 키워 내신 어머니
마흔 전.후 딸들에게
지금껏 한 번의 변함도 없이 살림에 집 장만에
당신을 버려야 했던 어머니
아프지도 않으시고 언제나 곁에 계셔야 하고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 계셔서
딸들을 챙겨야 함이 아직도 당연하고
칠십을 드시도록
아직도 나오지도 않는 젖을 달라는 딸 들에게
무슨 말이 필요 하리오
어느날 그런 어머가 크게 앓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가 하시는 그 일을
대신하여 처리 하여야 했고요
그래도 밥 한끼 해줄 줄을 모르고
얻어 먹고 다니는 딸들
시집도 아니가고 평생 붙어 살기라도 하려는 모양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게 되었고
편히 한 번 살지도 못하고 제대로 구경 한 번
못나가고 살아 온 어머니가 많이 아프다
그래 아직도 속이 덜찬 배추들이야
겉은 멀쩡하나 속이 들어야 배추 김치를 담지
겉저리 감도 안될 것 같고
우리 없으면 어찌 할꼬 ㅉㅉ
어느날 이야기를 같이 했다
엄마 아빠 없으면 너희들은 노숙자 신세 아니냐?
겨우 월급으로 살아가기만 하지
집이 없으니 어디서 살지
의식은 가능할지 모르나 주거가 없으니
공중에 터 닦을 수도 없고
게다가
모아 놓은 돈도 적지 어떡할래?
성년이면 스스로 자립을 하라고 했지만
세월 따라가는지 다른 집도 다들 비슷하다
그래 편지를 썼지
여자가 직장 출근은 50을 가기 힘들다고
평생 할 직장을 만들라고....
너희도 10년이 못 남았다고
인생 우습다 그걸 알아야 해
나이가 넘어가면 능력에 상관없이 받아 주지를 않아
측에 끼어 주질 않지
그나 저나 너희들.
엄마 꿈이 뭔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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