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엄마 꿈이 뭔지 아니?

마음의행로 2016. 6. 27. 17:14

 

하루 종일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반찬꺼리 사러 시장 휘몰고 다니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싸고 질 좋은 것 찾느라고 눈이 붉도록

발이 닳도록 돌아다니다가

집에오면 연탄 불로 반찬 만드는데 하루를 다 보내고

어린 애들 상-하교 시키고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세 딸 업고 안고 걸리고 뛰어 다녔고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다 끊고 마음 접어 두어 버려

사는게 오직 가족 뒷바라지로 평생을

보내셨던 어머니

아프지도 않으시고 항상 일어나면 아침상이 놓여 있고

현관엔 언제나 신발이 나란히 나란히

부르면 언제나 곁에 있어야 하고

방과 후 집에 가면 밝은 웃음으로

오늘 공부 잘 했니 고생했다 라고

반겨 주어야 하고

아프면 병원으로 업고 내 달렸던 어머니

학원비 책 연필 볼펜 색연필 등 필기 도구 챙기고

미술 음악 주산 학원까지 챙겨 보내고

잠자리 들기까지 눈동자 하나 비켜 감 없이

온 몸을 불태우셨던 어머니

대학 좋은 곳 보내려고 좋다고 하는 과외엔

한 과목 일 주일 두 번에 70만원 선생 들이고도

딸 셋을 키워 내신 어머니

마흔 전.후 딸들에게

지금껏 한 번의 변함도 없이 살림에 집 장만에

당신을 버려야 했던 어머니

아프지도 않으시고 언제나 곁에 계셔야 하고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 계셔서

딸들을 챙겨야 함이 아직도 당연하고

칠십을 드시도록

아직도 나오지도 않는 젖을 달라는 딸 들에게

무슨 말이 필요 하리오

어느날 그런 어머가 크게 앓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가 하시는 그 일을

대신하여 처리 하여야 했고요

그래도 밥 한끼 해줄 줄을 모르고

얻어 먹고 다니는 딸들

시집도 아니가고 평생 붙어 살기라도 하려는 모양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게 되었고

편히 한 번 살지도 못하고 제대로 구경 한 번

못나가고 살아 온 어머니가 많이 아프다

그래 아직도 속이 덜찬 배추들이야

겉은 멀쩡하나 속이 들어야 배추 김치를 담지

겉저리 감도 안될 것 같고

우리 없으면 어찌 할꼬 ㅉㅉ

어느날 이야기를 같이 했다

엄마 아빠 없으면 너희들은 노숙자 신세 아니냐?

겨우 월급으로 살아가기만 하지

집이 없으니 어디서 살지

의식은 가능할지 모르나 주거가 없으니

공중에 터 닦을 수도 없고

게다가

모아 놓은 돈도 적지 어떡할래?

성년이면 스스로 자립을 하라고 했지만

세월 따라가는지 다른 집도 다들 비슷하다

그래 편지를 썼지

여자가 직장 출근은 50을 가기 힘들다고

평생 할 직장을 만들라고....

너희도 10년이 못 남았다고

인생 우습다 그걸 알아야 해

나이가 넘어가면 능력에 상관없이 받아 주지를 않아

측에 끼어 주질 않지

그나 저나 너희들.

엄마 꿈이 뭔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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