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와 딸래미하고 차를 가지고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15분 정도 가면 집에 도착할 지점을 통과하자
이제 말을 연결하여 사용하기 시작한 손자가
나 집에 안가 라고 말한다
깜짝 놀랐다
우선 그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었느냐 하는 것과
집에 들어가기가 싫다라는 표현을 했다라는 점
두 가지면에서 놀랬다
조금 후에 다시 그 말을 또 한다
집에 다가 오는데....
내가 물었다
욱아
욱이 집으로 갈까 엄마 집으로 갈까??
딸래미가 말한다
네가 할아버지 머리를 못이길거야
잠시 생각을 하며 답을 하지 않던 녀석이
말을 쉽게 꺼낸다
할머니 집에가 라고
엄마도 할아버지도 또 놀랬다
욱이 집도 엄마 집도 같은 집이다
그래 둘 중 하나를 고르면 노상 같은 집
그래 말만 바꾸어 손자 집으로 유도를 하였는데
답은 할머니 집이었다
집에 가기 싫다는 본 뜻은 할머니 집에
가고 싶었다는 걸 알았다
둘 중 하나를 고르면 아니됨을 알기도
했겠지만
이미 답은 할머니 집으로 정해 놓았던 모양이다
질문이 무색하여져 버렸다
욱아 할머니 집에는 할머니가 지금 안계셔 못가
아무도 없어
다 알아 듣고 있었다
오늘 참 명답을 얻는 날이었다
그리고 말을 다 알아 듣고 있다는 것에
가슴 뿌뜻 할 뿐만 아니라
유도에 넘어가지 않고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말하는 녀석에게서
할아버지는 새로운
배움이 있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