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디지탈 작가

마음의행로 2013. 12. 20. 13:19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아침과 저녁 TV드라마

마땅히 할 일이 없어 들여다 보고 있는 사람들

즐겁지도 않고 그리 재미있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무슨 교양적이거나는 더욱 아닌 방송들

보자니 그렇고 안 보자니 심심하고

안보면 마약과 같아서 비켜서기 어렵고

밖에 나가면 누군가와 할 말 없을가봐 봐두는

그런 방송의 극들이 난무하다고나 할까?

그래도 저녁 드라마는 조금은 나은 편에 속한다.

오전 방송을 보면 가관이 아니다

악쓰고 울고 거짓말 하고 사기치고 극이 안풀리면 사고 내거나 암에 걸려 병원가고

남의 아기 갖고 결혼하여 몰래 기르고 들통나면 모든 수단 동원하여 대들고

부인 몰래 좋아하는 여자에게 집 사주고 고급 음식점에 옷에 바쳐 주다가

본 부인과는 성격 안 맞으니 이혼하자고 하고

부모 자식이 아니고 감정이 극에 달해 이해 타산으로 싸움하고

누구하나 참는 자는 없고 그러니 어진 자는 찾을 길이 없고

삼각관계는 기본이요 아이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예삿 일이 되어 버렸다

극이 안풀리면 기묘한 사건 만들어서 양가가 부모간에 살인 사건의 비밀로 몰고 가고

자동차 사고 내어 병원으로 내 달려 가고

불쌍한 사람 간 이식시켜 사건의 종말을 해결하려고 들고

재미 없이 흐르면 눈물흘려 감정에 호소하고

회장님 아들이 없이는 극이 안되고 저택이 없이는 화면 찍을 장소가 없는지...

옷은 수백만원짜리는 기본으로 걸쳐 입고 다니고

못되이 굴었던 사람은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르는 돈으로

유학 한 오년쯤 갔다  되돌아와서 해피 앤딩으로 끝을 내는 

막장 드라마가 가관이 아닐 지경이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은 작가 혼자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쓴다기 보다는

작가를 중심으로 한 도움이 작가랄까 습작가랄까?

모두 모여 이 사건 저 사건으로 조합하고 추리하고 엮어 내어

마지막이 이르기도 전 중반에 가면 벌써 지루함이 넘쳐나

빨리 종료 되기를 바라면 다시 모여 사건 만들어 연장하고

뭐 너무 부정적으로 보았나 싶지만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를 적었을 것이라 믿는다.

드라마를 보고 나면 가슴에 있게 될 말 한마디라도 남은 것은 하나도 없고

작가들에게 놀아난 가슴들만 허공을 날리기 일쑤

비에 젖은듯 드라마에 젖어 뭔가 가슴을 뭉클하게 하여 주고

나를 한 번 뒤 돌아보게 하는 그런 극은 단 한 번이라도 나올 수는 없는 것일까?

디지탈을 먹고 살기에 디지탈에 맞는 화면의 화려함은 좋지만

우리 영혼을 가꾸며 줄 수 있는 디지탈도 많은데

우리 안방 극장에서는 언제나 그런 서광이 나올지 망막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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