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산을 준비하는 사람들

마음의행로 2013. 10. 1. 02:51

 

이 이른 시간

지하철 칸에

산을 준비한 사람들

옷에 신발에 등산 가방에 모자에 스틱에 

무슨 생각들을 들쳐 매고

산에 가려 할까

   아침 해를 만나 보려나

   집이 떠나보고 싶어서였나

   그냥 홀로 오늘을 소비해 보려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서나

   누군가 만나 새 이야길 기대하면서

   이것 저것 버리고 버리고

   이런 저런 생각 정리하려고

   홀로 풀어 해칠 고민 거리 싸들고

   아니면 어디 소망을 가지고

   그리움 외로움들 들고 가거나

   가장 현실적인

   어떤 병마와 싸워 이기려거나

   숨쉬는 생명들이 꽉 차있는

   산을 넘고 넘어서

   그리하다가

   산 길은 길은 모두 다 찾아 내

   내 내음 

   온 산에 흘려 뿌려주고

   죽어 한 두름의 산 영혼이 되어

   솔가지 도토리 가지 사이를 지나는

  산 골바람이 되었다가

오늘을

하루의 도시락 반찬처럼

몽땅

집에 싸와

그 깊은 마약의 맛에 

깊은 잠 들었다가

고독한 내일을

그렇게 저러하게

추억 일기 써 내려 가다가

맘에 꼭 든 인생 단어 하나

찾으려는 거 겠지

  

 

       

'살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가 된 사람  (0) 2013.10.20
아빠 뭐해  (0) 2013.10.12
언어와 독서  (0) 2012.12.09
빈 마음으로  (0) 2012.10.15
할머님들의 반란?  (0) 2012.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