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에 한번씩 있는 OB 모임
같은 직장 같은 터에서 서로 다른 일들을 해왔던 사람들,
젊을 때 모습에서 5.6.7순 얼굴들
둥글고 길고, 높고 낮고 크고 작고 익은 낯들
나물 반찬들이 이 그릇 저 그릇에 담겨 올려진
한 상 위의 그릇 같은 방이다.
동배에 가까운 연륜끼리 가까이 앉고
들어오면서 한 바퀴 돌아 인사를 마치고
옛 내 자리라도 있는듯 둘러보고 가서 앉는다.
이 사람아 내 옆으로 좀 앉게나......
되 돌려진 서류는 없다.
지새우는 밤도 없다.
한 발 앞 뒤 가던 승격의 감격과 애환도 없다.
참새 대나무 가지에 앉아
무수한 세월 이야기들 한 방 가득하고
상사 동기 옆에서 조용히 건너지는 술잔에 스며버린 희노애락
회포 풀어낸 큰 마당이 이 밤과 함께 저문다.
점점 낮아진 톤엔 옛 어르신 같은 목소리로
건강과 다음 맞남 예약한다.
뭉겨져도 나를 받아 낸 문턱 밑의 신발들
윤도 있어 단정하고 없어도 넉넉한 아내같은 신발
누군가 그런다 "제일 좋은 신발 골라 신고 가거라"
내 아닌 다른 곳에 발을 묻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래 !!
내 신발이 제일 좋은 신발이지 !!
자기를 실은 배는 가느다란 고동 소리를 골목에 남기고
하나씩 길을 찿아 떠난다.
안녕히 가세요..... 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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