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산다는게 우린 산을 오르는 것
한발 한발 어렵게 내 딛다가
이 모퉁 저 모퉁이에서
바위로 서 보기도 하고 소나무로 서 보기도 하고
한참 오르다
사글거리는 갈참나무로 앉았다가
마지막 남은 한 걸음에
숨 한번 후하고 내 쉬고
할 일이
앞산 능선처럼 많다는 것을 알고는
나를 내리는 것 아닌지
아무리 나를 부셔버리려 해도
또 남아 도는 잔재를
결국 짊어 지고
그 산에
작은 잔등 하나 만드는 것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