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봄엔 손을 잡아서 좋고
가을에는
너와 팔짱을 낄 수 있어서 좋다.
너의 몸에 나를
지긋이 기대어 보고
붉고 노란 잎 두개를
머리속에
투명하게 박아 두고
그 성글한 바람 부는 골자기로
나를 내 몰아
어디든 떠나는 발길이 되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