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여행의 끝

마음의행로 2010. 11. 17. 17:00

  전화가 울린다.

바로 위 처형 목소리다.

왠일이세요??

아아 !  xx 엄마한테 전화하니 받지 않아서 연락을 하게 되었지.

결혼 전부터 서로 알게 되어서 편하게 전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처가 집안이다.

저기 이번에 여행을 같이 갔으면 하고, 가까운 곳으로...

그래요...,?

누구 구구 갈건데요??

남동생네랑 세식구 내외가 같이 갔으면 하고...

저녁에 xx 엄마한테 이야기 하여 볼께요.

 

이렇게 여행은 시작이 되었다.

여행은 항상 기대를 많이 갖게 한다.

어떤 곳일까? 우리와 무엇이 다를까? 어찌들 살아 왔을까?

문화와 사회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것이 여행전 마음 일 것이다.

나에게는 다섯 동서가 있는데 내가 막내이다.

그래 첫째 동서는 작은 아버님 정도의 어른이시다.

꼬리 세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한다는게 아마 여행의 첫 시도가 될 것 같은 감이 들게 되었다.

보름 전에 다섯 동서 내외와 처남 내외가 모두 함께 국내 여행을 하고 돌아 왔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지

모두 일심이 되어 좋은 여행을 마쳤던 것이다.

그래서 끄트머리 세 가족의 이번 여행은 부담이 없었다.

모두들 잘 갔다오라고 격려의 전화까지 왔었다.

 

여행속에는 항상 아내에 대한 생각이 있기 마련이다.

남자로서는 아내에게 좋은 여행이 되어 그동안의 머리에 꽉차 있는 생각을 지워버리고

새로운 살이 돋아 났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 있다.

함께 가는 여행은 언제나 후회가 없는 여행들 이었지만

여행지의 이야기는 별도로 하고 싶고

여행이 끝이 나서,

집으로 돌아오기 전 인천공항에서의 이야기를 잠간 하고 싶다.

 

"여행이 이것으로 끝이나네..."

처형의 이야기 이다.

막상 집으로 들어 간다 하니 다시 마음이 답답하시는 모양이었다.

누가 보아도 잘 산다고 하지만,

다시 부딪히는 현실은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는 것이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고 표현의 차이만 있을 뿐인 이야기 이다.

여자로서는

정말 하여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당장 산더미처럼 쌓인 빨래, 청소, 밥짓고 설겆이에 자식들에 대한 갖가지 생각들이

머리 속을 헤메고 돌아 다니게 하니 상상이 가는 일이다.

도루아미타불인가..??

새롭게 어떤 변신이라도 기다려 보았는데 다시 마주치는 것들은 다람쥐 채바퀴인 것을..

 

이것이 여행의 끝, 현실 세계가 아닌가....???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 보자고 이야기를 모아 보았다.

한쪽 여행은 밥도, 빨래도 청소도 안해도 좋은 자유를 얻었고

좋은 음식에 멋진 구경에 남들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즐겁게 지내 왔었다.

저녁은 편한 잠자리에 아무 간섭이나 복잡한 사념을 모두 떨쳐버린 꿈의 세계로 들어갔고,

아침은 더 밝은 햇살이 다음 여행지로의 안내를 맡겠다고 창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하면,

 

돌아오는 한국 여행은

지금 못지 않은 좋은 환경으로의 여행을 예고하고 있다고..

 

강남에 아파트 한채를 공짜로 주고, 거기에 먹을 것, 입을 것, 잠잘 것

걱정이 없고, 쉬면서 여행도 하고 좋은 이웃과 이야기도 하고

잘하면 돈도 벌 수 있고,

학교도 졸업하고 직장도 있는 애들을 한둘 주었으니 가르칠 필요도 없고,

친구들을 두었으니 가끔 만나 담소도 즐기고,

정말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을 쫒아 일을 할 수도 있고,

자기 개발을 느즈막이나마 해낼 수 있는 곳을 마련하여 주었으니,

그곳에서 먹고 자고, 청소, 빨래만 스스로 하는 팬션 같은 곳에 사는,

즉 강남 아줌마로 변신시켜 줄테니

그 곳에가서 아름다운 한국을 만끽하고 삶을 살아가라고,

또 다른 여행을 새롭게 시작 한다고 생각을 하면 어떠하겠는지..?

또 그렇게 생각을 하자고.......

우리는 모두 웃었다 ㅎㅎㅎㅎ

 

우리는 갈때도 여행이요,

돌아와서도 다시 여행을 하는,

여행의 끝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라고

격려와 다짐을 하면서,

창밖에 손을 흔들어 대었다.   

 

(그나저나 사진 한장 남기지 않는 여행이라서

마음속에 많이 새겨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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