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사진의 종점

마음의행로 2010. 10. 18. 17:15

  사진을 찍다 보면 어느 분야에 몰두를 하게 된다.

이것 저것 두루 섭렵하다가 자신만이 찾는 길이 보일 때가 있게 되는 것 같다.

한 분야를 계속 찍다 보면 남이 따를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하게되고

분야의 권위자가 될 수가 있다.

 

그 분야 중에서 최종 종착 분야는 무엇일까??

가끔 생각을 하여 보게 된다.

풍경 사진, 꽃, 건물, 다리, 해 돋이, 석양, 건물, 바다, 돌, 식물 등등등

빛을 이용한 사진의 범위야 말로 모든 사물이 대상이기에 셀수가 없을 것이다.

거기에 요즈음은 추상적인 개념을 넣기까지 하니 그 수효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사진 중에 사람을 찍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늘 생각 한다.

자연이 아름답고 하여도 사람이 빠지면 그 값이 떨어질 때가 많다.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곧 고독해 지는 것과도 비슷하다고나 할까?

 

사진 찍는 사람이 많지 않고 카메라가 귀할 때,

또 인터넷이 없었을 적엔 카메라를 모습에 담아도 반응이 나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오히려 잘 나오게 해 달라고 머리를 한번 고쳐 보기도 하고

그 자리에 서 있다는게 자랑스러울 때가 있었다.

찍고 난 후 사진이라도 현상하여 보내 준다면 기쁨이 무척 컷었다.

 

요즈음은 초상권이라 하여 함부러 찍을 수가 없다.

잘하여 뒷 모습으로라도 만족을 해야 한다.

이렇게 사람을 찍으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특히 얼굴 모습을 중요하게 잡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하철을 타면 앞좌석에 앉은 7명의 손님을 자연스럽게 마주 보게 된다.

그 순간 한사람 한사람 어떻게 살아 왔을까?

또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순간에 그 사람의 인생을 점 쳐보곤 한다.

아마도 얼굴에 그 사람의 인생, 삶이 가장 많이 드러나 있기 때문 일 것이다.

 

사진에서 인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그 같은 뜻이 내포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물 사진에서 특상을 받거나 잘된 작품을 보면 대부분이 나이 드신 분의 모습이었음을 알 수가 있다.

인생과 삶이 엿보이기에 값진 것이고 그 인생 내면을 잘 표현하였기에 작품이 될 수가 있다.

그 속에는 가난한 삶의 언저리를 볼 수 있었고,

살아가며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모습,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를 이끌어 가는 모습,

언제나 떳떳하면서도 이치에 순종하여 자신을 내려 놓는 겸손한 모습,

순수하고 거짓이 없어 보이고 깊은 주름에도 삶의 깊이가 들어 있는 모습들.......

이같은 모습에서 사진의 값어치를 더 더하게 된다.

 

매끄러럽고 아름다운 모습을 찍어 놓고,

그 사진을 작품 심사에 통과 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소피아로렌이 화려했던 은막의 모습을 벗고 마지막 삶에서 보여준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삶의 얼굴 모습에서도 찾아 볼 수있다. 

 

삶의 진정한 모습은 스스로 자존하여

남에게 의존치 않고 남의 것에 부러워 하지 않으며

남을 돕는 겸손한 모습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여 본다. 

 

그런 모습을 찾아 카메라에 담고 싶다.

그런 인물을 만나 삶을 이야기 하며 사진을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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