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가을 맞이

마음의행로 2010. 9. 27. 15:14

 여름의 엄청난 더위가 온 땅을 이글거리게 만들어 놓더니

한 동안은 비가 너무 많이 자주와서 진절머리 날 정도가 되었다.

 

또 한번은 바람이 세상을 뽑아 날릴 듯하며

지붕을 날려 보내고 거목들을 뽑고 부러지고 넘어지게  하고

땅 바닥에 심어진 채소며 고추, 토마토 모두 넘어지고 녹아지고

수확을 염려하지 않을 정도로 만들어 놓았다. 

땅과  바다를 온통 한바탕 흔들어 놓았다.

 

하늘은 바다로 부터 올라오는 소용돌이를 끌어 올리더니

눈물로 왈깍 쏱아 놓는데 땅인지 강인지를 분간 못하게 하여 놓았고

결국 집을 삼키니 재난이라는 것을 불러 들였다.  

 얼마 지나

들판을 나가보니 다시 일어서려는 생명들의 아우성 소리가

요란히 들린다.

그래도 다시 일어서려는 몸부림이다.

아열대로 일기가 변하면서 겪어야할 몫이라 생각하지만

너무 가혹할 정도가 되었다.

 

친구들과 지인의 부모님 상 소식이 자주 오는걸 보니

계절의 변화가 온 것임에는 틀림이 없음을 알려 온다.

 

거기에 가을 물가까지 올라 세상을 어려웁게  하니

온 세상이 온통 삶과의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자연도 인간도 한번 뒤집히고 나면

정리될 것과 남아있어야 할것이 구분되는데

이 가을 맞이 하면서 살아남는 것은 무엇인지

유심히 찾아보려고 한다.

 

가을 한번 맞아 들이기가 올해는 너무 버거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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